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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지크)만찬
Caption 카니발리즘(식인), 구토 묘사가 있습니다 연애? 요소가 없?는 것 같습니다 어깨에서 들린 소름끼치는 소리에 디오는 금방 반응하지 않았다. 살점을 베어문 이빨이 다시금 힘을 주어 뼈째로 씹을 듯 파고들고, 울컥 피가 솟는 뜨끈함과 통증이 연달아 밀려온 후에야 디오는 제 어깨에 매달린 자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차마 내동댕이치지 못한 그의 머리가 디오의 손을 떨쳐내려는 듯 사납게 흔들렸다. 누가 보면 애꿎은 화풀이라도 당한 줄 알겠군. 짙은 눈썹을 찌푸리면서도 디오는 결국 그를 거칠게 밀어내진 못했다. “아, 젠장… 드럽게 맛없어.” “드디어 미쳤나. 하이랜더.” “그런가 보지.” 성의 없이 대꾸하며 지크하트는 손등으로 입가를 거칠게 문질렀다. 턱이며 뺨까지 잔뜩 적신 마족의 피는 푸르스름하게 비칠 만큼 검고 어두운 빛을 띠고 있었다. 살점이 떨어져나간 어깨보다 그의 기행에 더 신경이 쏠려, 디오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지크하트를 응시했다. 입안에 든 것을 질겅대며 씹어삼킨 지크하트의 표정이 곧 괴로운 듯 일그러지더니, 이내 목을 움켜쥐며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정말 가관이군. 살점인지 핏덩이인지 모를 무언가를 게워낸 지크하트의 입술에서 이제 떨어지는 것은 또렷하고도 선명한 빨강이었다. 몸의 신혈이 마족의 기운에 반발하며 터져나온 모양이었다. “대체… 뭘 하고 싶은 거냐.” “그냥, 먹어, 보고 싶었… 웨엑, 욱…” “실례에, 무례에, 추잡하기까지. 네놈이 우리 마족더러 이래저래 지껄일 입장이…” 눈살을 구기며 지크하트를 힐난하던 디오가 문득 얼굴을 굳혔다. “……잠깐. 네놈.” “우욱… 쿨럭, 끄억…” “……알면서……” 이제 지크하트가 뱉어내는 것은 새빨간 선혈뿐이었다. 한참 구역질을 하던 지크하트가 고개만 돌려 디오를 보았다. 새하얀 자위에 불그스름하게 핏발이 선 것이 진정 광인의 눈이었다. 카악, 가래를 뱉듯 입에 고여 있던 남은 살점을 뱉어낸 지크하트가 입을 열었다. “어. 알면서 먹었다. 왜.” “……미친놈.” “마족 고기가 탐난 건 아니고, 너만 딱 한 번 씹어먹어 보고 싶어서.” 내장을 뒤집어 게울 것처럼 괴로워했던 주제에, 짘 하트는 피로 번들거리는 입술로 잘도 웃었다. 그에게 놀아나는 것은 질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디오는 그에게 다가가 재차 머리채를 움켜쥐어 들어올렸다. “그럼 어디 죽을 때까지 먹어보지 그래.” “왜. 먹혀줄려고?” 디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그의 웃는 얼굴이, 제 살점보다 더 많이 게워낸 씨뻘건 핏물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실실 웃는 입에 손가락을 쑤셔넣어 벌리며 디오가 거칠게 입을 맞추었다. 살점이 잘리고 입안에서 피가 뒤섞였다. 참으로 역겹고도 풍족한 식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