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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x마리스빌리 + 로마니<-마리스빌리 설정입니다.
반지를 만지는 버릇은 2차 동인 설정으로 공식과 관련 없습니다.
“특이한 버릇이 있네.”
솔로몬은 반지를 만지작거리던 손을 멈추었다. 마리스빌리가 고운 눈매를 휘며 조용히 웃었다.
“그 반지가 없던 자리가 허전했나 봐. 그것만 만지는 걸 보면.”
“…그래 보이나.”
솔로몬은 제 손을 내려다보았다. 왼손 중지의 반지. 마리스빌리가 그를 소환했던 성유물이라며 돌려준 것이었다. 마리스빌리가 그의 왼손을 살며시 쥐어왔다. 노동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의 손은 전부 길고 가늘었으며 굳은살 하나 없이 부드럽고 고왔다. 둥글고 매끈한 손톱부터 반지가 걸린 가장 안쪽까지, 길이를 가늠하듯 하나하나 부드럽게 어루만지던 흰 손가락이 그가 끼워준 중지의 반지에서 멈추었다. 마리스빌리가 뭘 하든 미동 없이 있던 솔로몬이 처음으로 손을 움직였다. 마치 형제들처럼 닮은 두 개의 손을 정확히 겹치는가 싶더니, 이내 틈새로 맞물리며 깍지를 끼어왔다. 투명하고 맑은 은빛 눈동자가 놀라움으로 일순 반짝거렸다.
“…솔로몬?”
“…이것과 비슷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반복하고 있을 뿐이야.”
마리스빌리는 드물게 말이 없었다. 천천히 손을 푼 솔로몬이 뒤돌아섰다. 허전해진 제 손과, 솔로몬의 왼손 중지를 번갈아본 마리스빌리가 그제야 풍성한 속눈썹을 느리게 깜빡였다. 입가에 걸린 미소가 마치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수줍었다.
“그 버릇, 아직도 고치질 않았네.”
로망은 반지를 만지작거리던 손을 멈추었다. 늘 목석 같고 무심하던 얼굴을 겹쳐보던 마리스빌리의 환상은, 그가 맛없는 사탕을 씹은 것처럼 눈가를 우그러뜨린 순간 깨져나갔다. 양손을 주머니에 찔러넣고서야 냉정을 찾은 로망이 그를 마주보았다. 담담한 체 하려고 해도 묘하게 꿈틀거리는 눈썹은 예전의 마술왕과 닮은 구석이 조금도 없었다. 예의 그 버릇을 빼고선. 마리스빌리는 사람 좋게 상냥히 웃으며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깍지 껴도 되는데.”
“…보는 눈이 있으니까.”
“여긴 우리 둘 뿐이잖아.”
로망은 침묵했다. 그러다 느릿하게 걸어 제 상사의 앞까지 와서 단정하게 섰다. 보란 듯이 내민 손바닥을 펼쳐보인 마리스빌리가 해맑게 웃음 지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먼저 갈게.”
은실을 심어놓은 듯 투명하고 얇은 속눈썹이 어지럽게 흔들렸다. 로망의 발걸음은 그를 지나쳐 멀어져가고 있었다. 손을 내린 마리스빌리가 뒤를 돌아보았다. 뒤를 돌아보지 않는 그의 뒷모습이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매정하네. 난 만질 것도 없는데.”
혼잣말처럼 흘러나온 말은 마치 장난처럼 웃음기마저 어려 있었다. 이미 로망에게는 들리지 않을 만큼 멀어진 거리에서 그 말만이 가볍게 떠돌다 사라졌다. 펼쳤던 손을 천천히 쥐었다 펼친 마리스빌리가 이내 걸음을 옮겼다. 입가에 머무른 미소는 언제나 그랬듯이 사랑하는 소녀처럼 수줍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