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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란순욱)사나운 투정
Caption 지인분 연성을 보고 영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자란 공.” 자란은 대답을 못하고 눈만 꿈뻑였다. 일부러 그가 느슨할 때를 노려 기습한 사내의 눈은 마치 맹금류처럼 빛나고, 자란의 옆을 짚은 손은 기세가 사나웠다. 화가 난 건가, 혹은 제게 불만이 쌓인 것인가. 자란이 어리둥절한 시선으로 그를 훑는 사이, 순욱이 상체를 숙여 그와 시선을 맞추었다. 모자가 없어도 껑충 큰 키는 숙이는 것만으로도 제법 위압감이 있었다. 자란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뒤로 뺐다. 벽에 눌린 머리카락이 갈 길을 잃고 하얀 벽지에 깃털처럼 눌렸다. “당신이 종종 착각하는 것 같은데, 저도 남자입니다.” 착각하지 않았어. 자란은 입 밖으로 나오려는 말을 삼켰다. 그제야 자란은 순욱에게서 느껴지는 기백의 정체를 눈치챘다. 사냥감을 위협하는 맹수의 기세다. 곧 그를 낚아채어 급소를 물 듯이, 일격에 숨통을 끊어 먹잇감을 거칠게 씹어물 듯이 순욱은 예리해져 있었다. 자란의 입술이 약하게 꿈틀거렸다. “그렇게 무방비한 모습을 보이면 마음이 끓어 참을 수 없단 말입니다. 아시겠습니까?” “…….” “누가 당신에게 눈독 들이는 게 싫습니다. 이런 모습도, 그렇지 않은 모습도 전부 저만의 것입니다.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아.” 낮게 깔린 목소리에 묻어나는 것은 음험함과는 어울리지 않는, 그러나 퍽 깊고 짙은 소유욕이었다. 질투도 독점도 기이할 정도로 순수한 고백을 늘어놓고서, 순욱은 자란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입을 맞추었다. 순욱의 책략은 반은 성공했다. 그 자란조차도 심장이 조금 빨라지고 손에 옅은 땀이 배는, 허를 정확히 찌른 한 수였다. ‘……아쉽네. 조금 부족해.’ 입맞춤이라든가, 혀놀림이라든가. 자란은 그가 순식간에 맹수에서 혀가 짧은 온순한 토끼로 변하는 걸 안쓰럽게 지켜보았다. 순욱 자신도 느낀 것인지, 흑단 같은 머리칼 사이로 드러난 매끈한 귓바퀴가 점차 동백색으로 붉게 물들고 있었다. 좋아해요. 사랑합니다. 저만 주세요. 저만 갖고 싶습니다. 순욱의 팔이 매달리듯 자란의 목에 휘감겼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상처 받겠지.’ ‘그래도 나는 전부 순욱의 것인데. 이 정도는 전해도 되지 않을까.’ 이리저리 굴러다니던 푸른 눈이 내리감겼다. 자란의 억센 팔이 순욱의 등을 감싸안았다. 눈을 질끈 감고 있던 순욱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순욱과 다르게 부드럽고 다정한, 그러나 힘이 묵직하게 실린 혀가 입안을 훑고 혀를 얽어왔다. 저도 모르게 비틀 흔들린 다리에 힘을 주며 순욱은 다시금 눈을 감았다. 조금의 억울함과 크나큰 안도감이 코로 길게 내뱉는 숨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투정처럼 쏟아낸 감정의 빈 자리를 자란의 아늑한 애정이 채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