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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스기)재미도 없는 세상을 재미있게
Caption 유혈, 살해, 자해 등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 성인물 표시하였습니다. 커플링 없이, 타카스기가 모브 사무라이들과 날뛰는 내용입니다. 주변이 온통 붉었다. 마치, 실로 삼천세계의 까마귀의 피가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양. 얼마나 지났지? 타카스기는 경망스럽게 검끝으로 땅을 툭툭 내리쳤다. 어디고 멀쩡한 곳이 없이 베이고 스친 자상이 뜨겁고 끈적했다. 뭐, 상관없나. 사내의 입가에 경박한 웃음이 걸렸다. 너머에서 올라오는 피가 통 마르질 않아 입가도 검지 못하고 마냥 붉었다. “괴물…” 꿈틀대는 바닥이 중얼거린다. 바ㅡ보. 입이라도 다물고 있었으면 십 초는 더 살았을 텐데. 타카스기가 칼을 세워 내리꽂았다. 관통당한 머리에서 꽃이 피듯 피가 화려하게 솟구쳤다. 드러난 발등을 적시고 발꿈치까지 점점이 튀는 액체 역시 덥고 축축했다. “이렇게 피가 나오는데 괴물이겠냐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드러난 배에도 상흔이 낭자했다. 뼈대만 단단한 앙상한 손가락이 그 끝을 힘주어 쑤시자 눈앞이 일순 하얗게 점멸했다. 끄윽, 큿, 다 죽어가는 소리를 내면서도 타카스기는 기어이 손가락 하나를 더 쑤셔넣었다. 아직 살아 있는, 어떻게든 닫히려고 바둥대는 살갗이 비명을 질렀다. 오금이 덜덜 떨리고 숨이 가빴다. 전신이 퍼득거리는 고통, 아픔, ㅡ선명한 쾌감. 입꼬리가 귀에 걸릴 듯이 찢어진다. 커다랗게 뜨인 눈에선 눈물이 아닌 붉은 희열이 진득하게 고였다. 인간이 아니면, 정녕 인간으로서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찌 이리도 즐겁단 말인가! 문득 폐부를 찢고 올라오는 병마가 생경한 빛깔로 입가를 적셨다. 턱을 흠뻑 덮은 핏방울이 후두둑 떨어져내렸다. 아, 이건 즐겁지 않은데. 춤추듯 움직이던 손가락이 멈췄다. 언제 웃었냐는 듯 숨을 닫은 얼굴의 변덕이 그야말로 광인의 그것이었다. “아직도 살아 있는 거냐!!” “젠장, 죽여!! 갈가리 찢어서 조각내버려!!” “하? 그거 내 대사인데 맘대로 뺏어가네. 재미없게.” 몸을 지탱하고 있던 검을 땅을 긁듯이 뽑아들었다. 칼날이 상하든 말든 알 바 아니었다. 고막 좀 울렸다고 머저리 같은 표정을 짓는 녀석들이 훨씬 웃겼으니까. 피가 선연한 손마디를 천연덕스럽게 쪽 빨아낸 타카스기가 검을 태연하게 고쳐쥐었다. 벌어진 상처가 욱씬거려 뺨이 붉어지는 것은 필히 아파서가 아니라 지나치게 좋았던 까닭이다. 이대로 죽어도 좋다는 감각을, 저녀석들의 칼에 몇 번이고 난도질당해도 그저 짜릿할 거란 상상을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피가 흐른다. 비릿한 생生이 난잡하게 사방에 흩뿌려진다. “대신 내가 재밌게 놀아주지!!” 다다미 바닥이 아닌 흙투성이의 세상천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