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tion
모바일게임 킹스레이드 캐릭터 (반역자) 클라우스x힐다 2차 창작 연재물입니다.
썰체로 연재하며 분량은 매화 동일하지 않습니다.
트리거 주의 : 인체 실험, 변형, 약물, 안락사, 그 외 폭력적이고 잔인한 묘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좋은 소식과 슬픈 소식과 나쁜 소식과 빌어먹을 소식이 있다. 뭐부터 들을래? "
"순서대로. "
"좋아."
토브레는 책상에 걸터앉아 팔짱을 꼈다. 클라우스는 양 무릎에 팔꿈치를 얹고 깍지를 끼고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일단 좋은 소식은 이제 남은 판도라의 거점은 한 개. 너희가 소동을 일으켜준 덕분에 그놈들이 지나치게 성급하게 움직였어. 이동 경로와 도착 지점을 전부 확보했다. 이제 그 녀석들만 처리하면 이 지긋지긋한 판도라와 안녕이란 거지."
"작전은 플루스가 지휘하겠지. 따라가겠다."
"다음 슬픈 소식이 그건데 말이다. 겔릭타의 양은 그게 다냐? "
클라우스는 며칠 전 연구소에서 남은 겔릭타를 전부 가져왔다. 지크프리트와의 전투로 몸이 지독하게 손상된 채였기에 어쩔 수 없었다. 클라우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몸으론 이틀도 못 견뎌. 작전에 참가하는 건 그만둬라. "
" 하지만 그들은 당연히 내가 올 거라 생각해서 대비하고 있겠지. 플루스의 부대만으로는 역부족이고. 난 가야 한다. 그녀를 보내는 건 반대야. "
" 그건 나도 반대다. 뭐 일어나기라도 해야 뭘 하지. 쯧."
지크프리트와의 싸움으로 몸을 다친 건 클라우스만이 아니었다. 힐다는 회복용 캡슐에 들어간 뒤로 수일 째 나오지 못했다. 힐다 몸에 맞는 이노센트를 만들어야 했지만 그걸 만들수 있는 사람이 힐다뿐이었기에. 클라우스는 겔릭타화된 자신의 피를 주입하겠다고 말했지만 토브레에 의해 거절당했다. 지금 네 피를 뽑으면 네 수명이 더 줄어들 뿐이라고.
"깨어날 거다. 작전에는 참가하지 못하겠지만. 지금도 회복 속도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어. 힐다에 대한 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그렇군. 그럼 나쁜 소식은 뭐지. "
토브레가 앰플을 그에게 건넸다. 클라우스는 그 액체의 색깔이 겔릭타와 비슷하다는 걸 눈치챘다.
"힐다의 피와 이노센트, 그리고 네 겔릭타와 네 피를 기반으로 만든 '모조 겔릭타' 다. 겔릭타 농도가 떨어졌을 때 닥칠 부작용을 일시적으로 막아줄 수 있을 거다."
" 나쁜 소식이라고 하지 않았나. "
" 일시적이라니까. 그리고... 양도 그게 전부다. 아마 고통을 줄여주는 용도가 다겠지. 결과적으로 널 살릴 겔릭타를 만드는 건 실패했단 거다."
"그럼 빌어먹을 소식은 뭐지?"
"너, 갈 거냐? 그 작전."
"그래."
" 가면 죽어. 겁을 주려는 게 아냐. 사실을 얘기하는 거다. 지금까지 그 적은 양으로 버텨온 게 기적일 정도야. 여기서 네가 작전에 참가하겠다고 말한다면 그게 바로 빌어먹을 소식이 될 거다. "
클라우스는 생각했다. 사실 약의 투여는 꽤 오래전부터 조금씩 줄이고 있었다. 힐다가 계속해서 강해지고 있었기 때문에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지, 클라우스는 겔릭타화 되었을 때도 이성이 날아가지 않은 적도 있었다. 또한 온몸이 으스러지는 듯한 고통도. 주마등도.
언제나 동생들로 가득차 있었던 허상에, 어느샌가 힐다가 한켠을 차지하고 있었다. 죽고 싶지 않아서 자신의 기억들을 전부 뒤져보는 거라던, 생을 갈구하는 뇌의 작용이라던 것이 늘 마지막에 찾아내는 답.
'내가 너의 이노센트다.'
'같은 마음이라는 걸 알고 있어. '
'클라우스가 필요하다.'
... 이젠 부정할 수 없었다. 자신은 어느새인가 힐다를 위해 살았다. 기적 같은 게 아니었다. 그녀와 키스를 나누었다. 온기를 나누었다. 땀으로 촉촉해진 손바닥에 키스하고 부드럽게 젖은 눈꼬리를 훑었었다. 그 모든 것들이 아마 클라우스에게 깃들어, 진작 죽었어야 하는 삶을 연장시켜주고 있는 것이라고 클라우스는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난 싸울 거다."
"... 동생들의 복수를 위해서.냐."
"그래. 그리고..."
클라우스는 모조 겔릭타를 집어들었다.
"살아가기 위해서."
"... 살기 위해선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잖냐."
"아니. 주변 환경이나 상황. 약. 겔릭타. 부작용.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아. 나를 살게 하는 건 그게 아니야. "
".......너. "
"그동안 감사했다, 토브레. 힐다를 부탁한다. "
걸어나온 클라우스는 치유 캡슐에 누워 있는 힐다를 보았다. 그녀는 작은 유리관 속에 누운 공주님 같았다. 반쯤 뜯겨나간 어깨는 느리게 재생중이고, 심박수도 불안정. 거의 걷지도 못했던 만큼 깨어나더라도 전장에 투입되는 것은 무리다.
어쩌면 이것이 마지막 만남일지 모른다.
" 힐다. "
클라우스가 유리에 손을 얹었다.
"나는 널 만나는 걸 오랫동안 망설였어. 함께 하고서도 늘 숨기고 싶어했지. 그래, 넌 박사가 나에게 준 숙제 같았어. 결국 만나게 될 걸 알면서도 미루고 미뤄온."
"... 우스운 일이야. 그랬는데, 이제 와서 나는 너를 만난 걸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날 네가 날 받아줘서 고마웠을 정도야. 죽음과 복수만을 기다리던 내게 너는 '일상'이란 것을 되돌려주었다.... 그런 일상을, 살아가게 해주었다."
"이제 와서 사랑한다는 말은 의미 없지. 너도, 나도 다 알고 있으니까. 너는 그날 '클라우스' 가 필요하다고 말해주었어.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지금의 내가 원하는 것. "
유리를 짚은 손이 떨렸다.
"... 살아가고 싶다. "
" 너와 함께. 같은 시간을 걸으며 살고 싶다. "
" 이미 이 몸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끊임없이 갈망해. 오래전 놓아준 줄로만 알았던 삶의 욕망을. 힐다. 그 모든 시작점에 네가 있다. "
"...네가 필요해. "
" 이노센트가 아닌 '힐다'로서 나를 살게 해줘. 네가 그랬던 것처럼. "
안에 잠들어 있는 소녀는 말이 없었다. 클라우스는 지친듯이 웃었다.
"동생한테도 늦고. 너에게도 늦고. 뭐든지 자격실격인 남자다. "
"... 그럼에도 하나 정도는 할 수 있겠지. 나머지 소원과 바꾸는 등가 교환 같은 걸까. "
클라우스는 유리 위에 키스했다. 힐다의 심장 박동은 고요했다.
" 안녕. 나의 이노센트. "
" 나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발악하고 절규하고몸부림치고 오겠어. 이 인사가 마지막이 되지 않도록. "
늘 죽기 위해, 죽어가며 걸었던 남자가 이제 살기 위해, 죽어가면서도 걷는다. 모조 겔릭타를 꾹 쥔 채로. 살아남고 싶다. 살고 싶다. 그렇기에 저 전장으로 뛰어들어, 모든 것을 끝내고, 자신은 다시 그녀를 만나러 올 것이다.
반드시.
그 남자의 걸음엔
삽입곡- https://youtu.be/rPuvSCxkUc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