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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크토니)효과 만점
Caption 토니 오너님 리퀘스트였습니다 감사합니다!! 토니 시금치 싫어할 거 같은데 이건 제 뇌피셜입니다... 파에톤은 늦잠이 많았다. 해가 커튼자락을 들추고 뺨을 두드려도 반응 한 번 없던 적도 있었다. 이불에 다리를 한 짝 걸치고, 침대를 온통 제 것처럼 누비던 파에톤의 위로 건장한 사내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알람도 커튼 걷기도 도움이 안 된다는 걸 일찍이 깨달은 자는 행동에 망설임이 없었다. “일어나라, 토니.” “…….” 폭탄이 떨어져도 내내 잠만 잘 것 같던 소년의 눈꺼풀이 처음으로 꿈뻑거렸다. 지크프리트는 그가 깨어날 여유를 주는 대신, 그를 그대로 집어들어 짐짝처럼 걸쳤다. 꽃잎처럼 팔랑거리며 떨어진 이불 아래로 반바지를 걸친 파에톤의 희고 마른 다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우우… 조금만 더요……” “벌써 사십 분이 지났다. 이러다 지각하면 또 내가 안 깨워서 그렇다고 할 셈이겠지. 두 번은 안 당한다.” “쪼잔해애애… 진짜 졸리다고요…” 허공에 들린 다리를 휘적거리며 파에톤이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해댔다. 이미 출근 준비를 마친 지크프리트에게선 갓 다린 다림질의 뜨겁고 습한 내음과 시원하고 독한 스킨향이 잔잔히 풍겨왔다. 몸을 버둥거려 그에게 안긴 자세로 바꾼 파에톤이 그의 목덜미에 이마를 문질렀다. 내내 엄한 표정만 짓고 있을 듯하던 지크프리트의 미간이 조금씩 부드러워졌다. “오늘 아침 메뉴는 뭐예요…?” “시금치 크림 리조또.” “…별로다……” “네 나이가 몇 살인데 아직도 편식을 하나.” 파에톤이 고개를 들며 입을 비죽거렸다. “그냥 리조또로 했어도 괜찮잖아요. 왜 시금치야.” “누구누구가 자꾸 고기만 쏙쏙 빼먹으니 걱정되서 그런 것 아닌가.” “누가 보면 할아버지랑 사는 줄 알겠네……” 아직 졸음이 남은 탓인지, 연신 툴툴대던 파에톤의 시선이 문득 그의 옷차림으로 향했다. 그는 멀끔한 옷 위에 하나를 더 걸치고 있었다. 느리게 꿈뻑일 뿐이던 푸른 눈동자가 점차 동그래지며 또렷해졌다. 지크프리트가 그를 의자에 내려주고 싱크대로 돌아갔을 때도, 토끼처럼 커다래진 눈은 못박힌 것처럼 그를 따라가고 있었다. “그래도 도시락엔 네가 좋아하는 돈까스랑 소세지 넣어놨다.” “…….” “오렌지 껍질은 그대로 가져와도 된다. 국물은 밀봉해두었으니 너무 안 열리면 옷으로 싸서…… 듣고 있나?” 지크프리트가 그를 향해 돌아섰다. 파에톤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아하하! 그건 어디서 찾은 거예요? 전에 같이 고른 그거죠?” 지크프리트는 분홍색 레이스가 가장자리마다 풍성하게 달린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왼쪽 가슴엔 자홍색의 하트를 관통한 큐피트의 화살이 예쁘게 수놓여 있고, 치마쪽엔 빈 공간을 욕심껏 채워보려 했던 제작자의 촌스러운 미감이 돋보이는 꽃자수가 가득했다. 지크프리트가 눈 하나 깜짝 않고 대답했다. “네가 보고 싶다며.” “그랬죠, 그랬는데… 하하! 아! 귀여워!!” “아직 잠이 덜 깬 것 같군. 냉수 마시고 정신 차려라.” 지크프리트가 다시 도시락통으로 몸을 돌렸다. 삼단 도시락을 차곡차곡 쌓아 뚜껑을 닫고, 가방에 넣어 지퍼를 잠근 그가 현관 쪽 장식장 위에 가방을 올려놓았다. 파에톤은 이제 식탁에 엎드려서 거의 흐느끼고 있었다. 혀를 찬 지크프리트가 그의 맞은편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 그제야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든 파에톤이, 아직 앞치마를 두른 그를 발견하곤 또 바람 빠지는 소리를 냈다. “벗을 테니 그만 식사나 해라.” “아아아니에요. 그냥 입고 있어요. 아니, 진짜 잘 어울려서 그래요… 푸훕!” “입에 침이나 바르고 거짓말을 해라.” 한심하다는 듯 눈을 흘기면서도, 지크프리트의 입꼬리는 미미하게 위로 말려 올라가 있었다. 파에톤이 꼭 입어달라고, 자기 용돈으로 사주겠다고 고집을 부렸던 일이 오늘 아침 우연히 떠올랐던 것뿐이었다. 분명히 먹기 싫다고 입이 댓 발은 나올 파에톤을 위해, 나름 고민하다 진행한 이벤트가 잘 통한 모양이었다. 한참을 웃다가 스푼을 들며 파에톤이 활짝 웃었다. 잠기운이 싹 걷힌 얼굴이 푸른 하늘의 태양처럼 환했다. “잘 먹을게요! 이렇게 신경 써주는데 다 먹어야지… 앗, 설마 이걸 노리고 입은 건 아니겠죠?” “그렇다고 하면, 안 먹을 건가?” “으으. 치사해요 지크! 내가 당신한테 약한 거 알면서 맨날 이런 식으로 써먹고!” “그래그래, 오늘도 기운이 넘치는군. 식기 전에 식사나 해라. 이러다가 정말 늦겠다.” 파에톤이 오랜만에 지각하지 않은 아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