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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자님과 연교용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조심스럽게 닿아오는 손을 디오는 거절하지 않았다. 얼음처럼 서늘하고 차가운 살갗에 조금씩 겹쳐지는 인간의 체온은 데일 듯 뜨거우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뿔처럼 단단하게 솟은 마디를 손 끝으로 살살 문지르던 손이 이내 손가락을 겹치며 깍지를 끼어왔다. 완전히 맞닿은 손바닥에서 서로 다른 고동이 얽히고 서서히 같은 박자로 뛰기 시작했다. 저의 것보다 둥글고 작은 손가락은 힘 주면 부러질 듯 가느다랗지만 곧고 부드러웠다.
습관처럼 끼고 온 장갑이 조금 원망스러워 지크하트는 손등을 반쯤 가린 새하얀 천을 빤히 바라보았다. 손톱처럼 길게 돋은 디오의 손끝은 드러난 피부까지 쉽게 닿았으나 이것만으로는 아쉬웠다. 저도 모르게 탄식처럼 숨을 내뱉던 지크하트가 문득 자력에 끌리듯 고개를 들었다. 한 번도 눈을 떼지 않은 것처럼 붙박인 눈동자에 눈부신 은안이 서리처럼 깃들었다. 새하얀 입김이 호흡과 함께 미미하게 떨렸다.
반대쪽 손이 닿았다. 이번엔 디오가 먼저였다. 손을 감싸듯이 덮고 열을 느끼던 손이 느리게 장갑 틈새에 손 끝을 밀어넣었다. 무심코 움찔거린 손이 곧 그에 순응하듯 얌전해졌다. 인간의 지문이 없는 매끈하고 반질반질한 살갗으로도 따뜻하고 연약한 감촉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잘 손질된 손톱까지 더듬어 올라가 나뉘어진 부위를 덧그리듯 문지르면 벌어진 지크하트의 입술에서 다시금 뽀얀 입김이 파르르 떨며 흘러나왔다. 그때까지도 둘은 눈을 떼지 않고 그저 서로를 눈에 새길 듯 응시하고 있었다.
디오가 천천히 고개를 숙여 거리를 좁혀왔다. 의식처럼 경건하게 맞닿은 입술은 손보다 훨씬 부드럽고 물렀다. 디오의 것은 지나치게 차가웠고 지크하트의 것은 넘치도록 뜨거웠으나 이내 두 사람의 체온이 섞이며 충분히 미지근해졌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숨결이 코 끝과 겹쳐진 입술을 간지럽혔다. 포개어진 살갗이 느릿하게 서로를 확인하듯이 저를 문지르고 맞닿은 부위를 눌러왔다. 떨림을 감추지 못한 지크하트에게서 낮은 숨소리와 함께 긴 입김이 새어 정적을 데웠다.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던 장갑이 기어이 벗겨져 떨어져내렸다. 드러난 손의 형태를 새기려는 것처럼, 한참 그를 꼭 감싸쥐고 있던 디오의 손이 비어 있는 곳을 찾아 손가락을 밀어넣었다. 완전히 맞물린 두 손에 힘이 들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