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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츄둠브)체리와 키스와 삼단논법
얕잡아보고 있었다. 나이나 체구는 차치하고서라도, ‘이런 것’에 눈길조차 안 주는 고지식한 도련님이라고 생각했었다. 때때로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내가 하면 그거보다 잘할 거라고 던지는 말들도 그리 고깝진 않았다. 나는 결국 마지막까지 네 위에 있을 테니까. 오만함이 베푸는 배려와 묵인 속에서 청은 하루가 다르게 실력을 길러왔다. 물론 애드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형. 체리줄기를 혀로 묶으면 키스를 잘 하는 거래요.” “하, 그런 근거 없는 얘기 따윌…” “형은 궁금하지 않아요? 형이 키스를 잘하는지, 못하는지.” 청이 바짝 고개를 들이밀었다. 어디서 난 건지, 손에 들린 체리가 빨갛게 익어 탐스러웠다. 이런 지식을 길러오리라고는 예상 못했다고. 발랑까진 녀석. 눈을 한 번 흘긴 애드가 그의 손에서 체리를 뺏듯이 가져갔다. “형?” “과학적 근거도 없는 걸 가져와놓고 뭐가 그리 들떴는지. 잘 봐. 키스랑 체리 줄기는 전혀 상관 없다고.” 체리를 똑 따낸 애드가 줄기를 물었다. 하얗고 가지런한 잇속으로 줄기가 사라지기 전, 발갛게 미끄러지는 혀를 본 듯한 착각이 들었다. 청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마르고 척척한 입술이 느리게 열렸다. 틈 너머, 길고 말랑한 살덩이가 안에서 얇은 줄기와 엉겨 뒹구는 광경이 적나라했다. 상관이 없어요? 정말? 청이 코트자락을 꽉 움켜쥐었다. 아랫배가 뜨겁고 묵직했다. “봐. 간단하잖아.” 청이 퍼뜩 눈을 깜빡거렸다. 고개를 그의 코앞까지 들이민 애드가 혀를 내밀었다. 빨갛게 젖어 있는 혀 위엔 매듭지어진 체리 줄기가 놓여 있었다. 애드는 자랑하듯 혀를 쭉 낼름거렸다가 줄기를 걷어냈다. “나참. 애들도 하겠구만 이게 키스랑 무슨 연관이 있다는 거야? 세간에 떠도는 것치고 믿을 게 없다니까.” “……아니…죠. 아니에요. 그쵸?” “하아?” 애드가 눈썹을 삐딱하게 밀어올렸다. 청은 어쩐지 상기된 얼굴이었다. 흥분한 것 같기도 했다, 학구열과는 조금 다른 듯한… 까지 생각하던 애드는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청의 말에 사고의 끈을 놓치고 말았다. “체리 줄기를 혀로 묶으면 키스를 잘한다, 에서 애드 형은 체리 줄기를 혀로 묶는 것만 입증해보였잖아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니까 체리 줄기 묶기만으로 키스를 잘 한다고 말할 수 없다고, 아직은 확신할 수 없죠. 형이 키스를 잘하는지, 못하는지까지 확인이 되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건 그렇겠…지만! 왜 이런 쓸데없는 일에 집착하는 거야!? 대충 넘어가라고, 좀!” “싫어요! 먼저 반론한 건 형이잖아요! 마지막 증명까지 함께 어울려주셔야죠!” 청은 예상보다 집요했다. 놀라울 정도로. 그렇게 깊게 따지자면 너도 체리 줄기를 묶어봐야 하고, 너랑 내가 키스를 잘하는지 못하는지도 알아봐야 하고… 구구절절 늘어놓으려던 애드가 전기가 오른 양 퍼뜩 튀었다. 여전히 상체를 숙이고 있던 그를 이제는 청이 붙잡고 있었다. 형, 나, 정말 궁금해졌어요. 그냥 넘어가지 못하겠다고요. 통보하듯 어조에 힘을 주며 청이 그를 밀었다. 어어, 하는 사이에 풀썩 주저앉은 순간. 애드는 파란 수호신의 눈 안에 여지없이 갇혀 있었다. 언제 이렇게 자라버린 거지. 분명히 입에 넣은 것은 체리의 줄기였을 터인데. 입안 가득 진한 체리향이 퍼지는 까닭은, 대체. “키스로, 마지막 증명을 해주세요.” …묶여버린 것은, 조그만 과실에 지나지 않았던 존재는 , 어쩌면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