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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지크) 재회, 아침
Caption 재회와 이어지는 글. 중간에 수위묘사 있습니다 지크하트는 아침잠이 많은 편이었다. 천성이 게을러서인지, 그냥 잠이 많은 탓인지는 알 수 없었다. 디오는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했다. 잠든 연인의 얼굴을 독식할 수만 있다면 이유가 무슨 상관이랴. “음냐…” 입을 다시던 지크하트가 디오를 향해 돌아누웠다. 열린 옷깃 사이로 어젯밤의 흔적이 드문드문 보였다. 무심하던 디오의 표정에 배부른 고양이 같은 포만감이 번졌다. 목덜미랑 어깨부터 가슴, 저 아래의 배까지 이어지는 자국들이 디오가 어제 그를 얼마나 탐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남에게 자랑할 수 없는 게 아쉽군. 지크하트가 알았으면 기겁할 생각을 하며 디오는 조심스레 그의 뺨을 어루만졌다. 움찔 동요하던 몸이 금세 색색 고른 숨소리를 냈다. 둘은 전부 서로에게 굶주려 있었다. 디오는 지크하트가 저를 계속 기다렸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떨어져 있던 세월이 길었고, 둘은 서로를 다시 찾겠단 약조조차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지크하트는 디오를 만났을 적부터 이미 처음이 아니었다. 스스로 엉덩이가 가볍다고 농담처럼 말했던 적도 있으니 다른 이와 관계가 있었어도 놀랍지 않았다. 하지만 지크하트는 목마른 아이처럼 그에게 졸랐고, 매달렸고, 끝내는 너랑 헤어진 뒤 누구랑도 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신음과 울음이 엉망으로 뒤섞인 고백에 디오의 이성이 날아갔음은 물론이었다. ‘흐윽, 아, 좋아, 더, 깊게,’ ‘큭… 에르, 너…’ ‘디오, 디오… 아, 아아…’ 그 다음은 기억에 없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디오는 절제하지 못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도중에 지크하트가 더는 못한다고 울었던 것도 같은데. 도망치려는 몸을 끌어안고 목덜미를 씹어댔던 건 어설프게 떠올랐다. 흉이 진 건 아니겠지. 걱정스러운 마음에 슬쩍 지크하트의 옷을 들춰보았다. 다행히 많이 아물어 잇자국만이 흐릿하게 남아 있었다. “…잠 좀… 자자…” 디오가 눈을 돌렸다. 두 눈은 감겨 있었지만 눈썹이 미묘하게 구겨져 있었다. “나… 여기 오느라 못 잤다구……” “미안하다. 깨울 의도는 없었다만.” 디오가 그의 등을 토닥거렸다. 품에 바짝 다가온 지크하트가 무어라 웅얼거렸지만 들리지 않았다. 디오는 그의 이마에 부드럽게 입맞췄다. 그에게 너무 유해진 자신이 스스로도 낯설었지만, 둘은 이미 오랜 시간을 반목과 갈등으로 허비했다. 기껏 제 곁으로 돌아와준 그에게 거친 언행은 하고 싶지 않았다. “……어디 가지 마……” 잠꼬대 같은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여기가 내 성인데 어딜 가겠나.” “……여기… 있으라고… 멍청아……” “혼자서는 못 자나?” “……진짜 멍청인가……” 디오는 피식 웃었다. 지크하트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였고 잠과 현실의 경계에 걸쳐 있는 모양이었다. 슬슬 일어날 법도 하건만. 디오는 그를 조심스럽게 당겨서 끌어안았다. “농담이다. 잘 자라, 에르.” “……가지 마……” “그래. 일어날 때까지 곁에 있을 테니까.” 품에 파고들던 움직임이 잠잠해졌다. 얼굴을 못 보게 된 건 아쉬웠지만 이건 이것대로 나쁘지 않았다. 평소라면 일어나고도 남았을 시간이지만… 그의 머리칼을 쓸어주던 디오가 눈을 내리감았다. 모처럼 돌아온 애인은 따뜻했고, 여즉 사랑스러웠고, 함께하는 아침은 느릴수록 좋았다. 그가 깰 때까지 좀 더 늑장을 부려도 괜찮을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