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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엠블루)돌아가면
“엘소드. 돌아가면 뭘하고 싶어요?” 응? 무심히 대꾸해놓고 아차 싶어, 엘소드는 후다닥 그를 향해 몸을 돌렸다. 다행히 아인은 아직 웃는 얼굴이었다. “일단 데니프 님을 만나서 상황을 설명드리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대책을 세워야겠지? 아, 그리고 로쏘의 상태도 궁금…” “그거 말고요.” 톡, 이마에 손가락이 닿았다 떨어졌다. 아쉬움을 느낀 것도 잠시, 아래로 흘러내린 손가락이 거친 뺨을 쥐고 조물락거렸다.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으나 금세 살갗이 얼얼해졌다. 으으우, 아프아, 아이인. 그의 손을 따라 말이 이리저리 늘어졌다. 그제야 그를 놓아준 아인이 이번엔 상체를 휙 숙여왔다. 이마가 닿을 듯, 콧등이 스칠 듯 가까워진 거리에 얼얼한 뺨에 열이 오르는 듯했다. “네가 하고 싶은 것.” “어… 응?” “엘의 수색대로서의 일 말고, 엘소드가 하고 싶은 것 말이에요. 모처럼의 여유잖아요. 임무와는 다른 걸 생각해봐요.” 아인치고는 꽤 파격적인 발언이었다. 본격적으로 서로의 마음을 고백하고 받아들였기 때문일까, 그는 전보다 더 엘소드와 적극적으로 어울리고 있었다. 예를 들면 지금처럼, 여유를 권하며 엘소드의 휴식을 유도한다든지. 전 같으면 몰랐겠지만 이제 엘소드도 열여덟 살이었다. 자신이 아인을 깊게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고, 그가 제게 해주는 것들을 하나하나 소중히 담아두는 나이였다. 아인이 날 신경 써주고 있다. 특별하게 생각해준다. 아프지 않기를 바라고, 즐거운 일을 하길 바라며, 슬퍼하지 않고 기뻐하기를 원하는, 그 사소한 감정들을 모두 담아 저를 지켜봐주고 있다. 여전히 내가 하고 싶은 건, 너와 이어가는 일상이 안전하도록 지키고 싶은 것뿐인데.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던 엘소드가 문득 아인을 도로 보았다. 입술이 금방이라도 닿을 듯 아슬아슬한 거리에서 두 사람의 숨결이 섞였다. “……알아냈어. 임무랑 다른 것…내가 하고 싶은 것. 있는 것 같아.” “잘됐네요. 뭔가요?” 엘소드가 아인의 손을 조심스레 감싸쥐었다. 아인이 눈을 깜빡거렸다. “아인이랑 손을 잡고 오후의 산책을 하는 거야.” “…….” “엘리아노드는 예쁘고 넓으니까 볼 게 많겠지. 구경하다가 다리가 아프면 좀 쉬어도 좋아. 내가 업어주는 것도 좋겠다. 그러다 해가 지면 돌아와서 시엘 형이 만들어준 맛있는 쿠키와 차를 즐기는 거지. 그리고 내가 먼저 빠져나가서 네가 씻을 목욕물을 데우고… 둘이 다 씻고 나면 보송보송한 이불에 누워서 아인을 꽉 끌어안고 싶어. 오늘도 수고했어.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아인. 그리고 그대로 함께 잠들었다가, 아침 해를 같이 맞는 거야……. ” 말꼬리가 길어졌다. 엘소드의 귓바퀴는 머리카락과 분간이 안 될 만큼 붉어져 있었다. 피식 웃음을 터트린 아인이 그의 어깨에 톡 기대왔다. “난 산책은 무리에요.” “으… 역시 그렇겠지…” “하지만 엘소드랑 함께라면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엘소드의 눈이 동그래졌다. 아인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잡히지 않은 손을 들어 아인이 엘소드의 머리칼을 쓸어넘겨주었다. “…수색대의 임무도, 다크엘에 관한 것도 소홀히 할 생각은 없어요. 조금도.” “…….” “하지만 역시… 내게 소중한 사람과 함께 보내고 싶은 욕심도 줄질 않네요.” 그러니까 이왕 하는 거, 어느쪽이든 최선을 다해봐요. 너와 보낸 모든 추억이 미래의 우리를 지탱해주리라, 이제는 이해하고 믿을 수 있어요. 아주 소소한 것이라도 함께해요. 그것을 나도 원하고, 너도 원하고 있잖아요. “추억을 안고 네가 바란 이상으로 달려나가요. 우리.” 엘소드는 더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손을 꼭 쥐어오는 온기에 다 담지 못한 감정들이 있었다. 아인은 웃었다. 엘소드는 어쩐지 울 것 같은 표정이었으나, 입을 맞대올 적엔 환하게 웃고 있었다. 아인이 엘소드의 등을 끌어안았다. 지금은, 그것만이 제일 하고 싶은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