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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아니라 썰로 이어집니다. 주의해주세요.
리랴님(@ryria_HQ)의 허락을 받고 썼습니다. 감사합니다!
성관계 묘사가 있습니다. 특히 어린 아이와 성인의 관계를 다루는 트리거 요소를 기반으로 합니다.
썰의 특성상 이하는 반말로 진행되므로 양해바랍니다.
세츠나는 닐의 안내로 스메라기의 집으로 갔음. 빌리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그라함을 지켜달라고 부탁하고서. 앞으로 설명할 일이 없을 것 같아서 적어보자면 닐의 눈은 영영 낫지 않겠지만 티에리아가 안대에 마법을 걸어서 고통을 줄여준 상태임. 원래였으면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힘들어했겠지만 지금은 눈이 좀 쿡쿡 쑤시는 정도임. 물론 전투할 정도로 나은 건 아니다. 그의 상처가 신경이 아예 안 쓰이는 건 아니었지만 아무튼 세츠나는 집 안으로 들어섰음. 안에는 스메라기와 할렐루야, 티에리아도 같이 있었음. 간단하게 인사한 스메라기가 바로 말을 이었음.
"아직까지 미쳐버린 뱀파이어를 구할 방법은 없어. 알리를 치료하지 않고 죽이려고 했던 뱀파이어들만 봐도 알겠지. 뱀파이어들이 동족의 피를 먹는 걸 엄격히 금한 것도 한 번 미쳐버리면 돌이킬 방도가 없어서라고 해."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지만 세츠나는 겨우 마음을 다잡았음. 스메라기의 말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희망에 걸어볼 생각이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더라도 도전해보고 싶다면. 방법을 가르쳐줄게."
세츠나에게 거절할 이유는 없었음.
"무엇이든 하겠어. 어떤 거지?"
스메라기가 지도를 펼쳤음. 알리가 나타났던 지점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표시가 하나 되어 있었음.
"그녀가 마지막으로 연락한 곳이야. 나는 평범한 인간이어서 이렇게밖에 그녀를 추적할 수 없어."
"그녀가 누구지?"
"커티 마네킹. 뱀파이어의 피와 마력을 죽 연구해온 뱀파이어야. 그 분야에서는 그녀를 따라갈 자는 없어."
스메라기는 그녀가 자신의 오랜 친구라고 설명했음. 하지만 어느날 뱀파이어들에게 회의를 느끼곤 잠적해버렸고, 간간히 스메라기에게 유용할 법한 정보를 알려줬다고. 하지만 스메라기도 커티에게 자신이 뭘 연구하고 있는지는 말해줬지만 자세하게는 말하지 않았었음. 아무리 정보상이라도 뱀파이어에 너무 깊게 관여하면 스메라기가 위험해질 거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스메라기는 세츠나에게 커티를 만나볼 것을 권유함. 그녀의 연구가 그라함을 되돌릴 방법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임. 어느것하나 확실하지 않았지만 세츠나는 가겠다고 함. 그리고 놀랍게도 닐도 동행하겠다고 함.
"이건 뱀파이어의 일이다. 당신이 더 관여할 필요는 없을 텐데."
"나도 그러고 싶지만, 어쨌든 알리를 처치하는 데 그의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니까. 그냥 넘기기엔 영 찜찜해서 말이야. 그리고 우리쪽도 그녀에게 용건이 있거든."
평소보다 날을 더 세우고 있던 할렐루야가 눈을 찡그렸음. 아직 깨어나지 않은 알렐루야. 할렐루야는 그가 완전히 죽은 게 아니라는 건 느낄 수 있었지만 그를 깨우진 못했음. 할렐루야는 알렐루야가 있어야만 존재할 수 있다. 할렐루야가 유일하게 집착하는 그가 영영 깨어나지 못하면 그에게 살아갈 이유는 없었음. 자살을 입에 올린 것도 그런 이유. 옆에서 묵묵히 앉아 있던 티에리아가 자리에서 일어섰음.
"세츠나라고 했나. 네가 돌아올 때까지 그라함이란 뱀파이어의 신변은 나와 할렐루야가 보호하고 있겠다."
"...어째서 당신들까지?"
"닐이 그렇게 정했으니까. 그것뿐이야."
"위험한 일은 안해도 된다고 했는데 말이지..."
닐이 한숨을 내쉬었음. 할렐루야가 직접 가는 게 아니라 닐이 가는 이유는 만약에 방도가 없다는 얘기를 들으면 할렐루야가 날뛰다가 커티와 싸울지도 몰라서 닐이 대신 가겠다고 했던 건 맞음. 그 조건으로 자기가 돌아올 동안 남아달라고 닐이 부탁한 거고. 티에리아는 닐의 뜻을 존중해주려고 자청해서 남은 것. 원래라면 다친 닐이 가는 것도 결사반대했겠지만 티에리아는 알리와의 전투 이후 닐에게 제법 고분고분해져 있었음. 이유는 역시 닐이 자신을 지키다 다쳤기 때문에. 그래도 걱정이 되는 건 맞는지 티에리아는 닐에게 무리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함.
"알겠어. 걱정하지 마."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인 닐이 세츠나를 돌아봤음. 세츠나는 벌써 준비가 다 끝난 표정이었음.
"성에 들렀다가 바로 출발하지."
티에리아는 성에 도착하자마자 주변에 마법진을 치기 시작했음. 원래는 그라함의 마법이 지키고 있던 곳이지만 그라함의 정신이 오염된 까닭인지 보호의 힘이 꽤 약해져 있어서였음. 할렐루야는 지붕으로 뛰어올라가서 자리를 잡았고, 닐은 세츠나가 나올 때까지 문앞에서 대기하고 있었음. 세츠나가 챙길 짐은 엑시아 하나뿐. 알리와 싸웠던 날 붉게 물들었던 날은 아직도 영롱한 핏빛을 띠고 있었음. 그것을 우울하게 내려다보던 세츠나는 바로 지하감옥으로 걸음을 돌렸음. 빌리는 그가 가까이 다가가는 건 위험하다고 경고했지만 도저히 그를 보지 않고선 떠날 수 없었음.
지하감옥은 차갑고 음습했음. 그라함이 세츠나가 들어가자마자 거칠게 그르렁거렸음. 그래도 두려워하는 일 없이 그에게 다가간 세츠나가 가만히 무릎을 굽혀 앉으며 그를 바라보았음.
"그라함. 다녀올게. 당신을 되돌릴 방법을 찾으러."
그라함이 고개를 거칠게 흔들었음. 하지만 단단히 매인 족쇄도, 사슬도 그를 풀어주지 않았음. 그를 달래듯이 세츠나가 뺨을 쓰다듬었음.
"괜찮아. 무사히 돌아올 거야. 방법도 반드시 알아낼 거야. 나는 당신의 소년이잖아. 당신이 죽도록 절대 내버려두지 않아."
"!!!"
그라함이 절규를 토하며 울부짖었음. 떠나지 말라고 말하고 싶은 것인가. 아니면 그저 이성을 잃은 짐승의 포효일 뿐인가. 울 것 같은 얼굴로 그를 바라보던 세츠나가 재갈 위에 입을 맞추었음. 시끄럽게 흔들리던 사슬의 진동이 조금씩 멎어듦. 눈을 감고서, 그렇게 한참 키스하고 있던 세츠나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뒤로 물러섰음.
"사랑해. 그라함."
"금방 돌아올게. 기다려줘."
세츠나가 입술을 깨물곤 몸을 돌렸음. 차가운 감옥에 남겨진 그라함이 몸서리를 치다가 아까보다 더 서럽게 울부짖었음.
그리고 세츠나는 떠났다. 커티 마네킹. 마지막 희망의 열쇠를 쥐고 있을 지도 모르는 이를 찾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