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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6화: 에스루시)Wedding
Caption 여러 가지 개인적인 설정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루시아스랑 에스커 결혼했습니다 행복해라 “잘 어울리네.” 루시아스가 고개를 들었다. 지금 막 귀걸이를 꿴 참이었다. 얇은 금줄에 달려 길게 늘어진 보석이 얇게 흔들리다 멎었다. 기척도 없이 다가온 에스커가 문에 기대 웃고 있었다. 각기 다른 색으로 빛나는 눈동자가 둥글게 휘었다. 에스커. 그의 이름을 부르는 입술도 고운 호선을 그리고 있었다. “고마워요. 당신도 예뻐요.” “칭찬은 좋아하지만 오늘은 아껴둬. 너를 위한 날이잖아?” 에스커가 장난기 넘치는 미소를 머금었다. “아름답고 고고하신 성자님께서 우아한 4월의 신랑이 되는 날, 말이야.” 눈을 깜빡이던 루시아스가 눈썹을 삐뚜름하게 올렸다. 놀리지 말아요. 덧붙이는 어조는 토라진 체 하고 있었으나, 살풋 부풀린 뺨에 오르는 옅은 홍조를 감출 순 없었다. 작게 소리 내어 웃은 에스커가 그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어 앉았다. 아직 덜 매인 신발끈이 느슨하게 풀려 있었다. “놀리긴.” 깨끗한 장갑을 낀 손이 능숙하게 끈을 쥐었다. 루시아스가 말릴 새도 없이, 그는 어느새 허리를 굽혀 그것을 단정히 매어주고 있었다. 단단히 묶인 나비 매듭이 먼지 한 톨 없는 구두 위에 내려앉았다. “내가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에스커가 루시아스와 눈을 맞췄다. 빙긋 미소 하는 에스커의 왼쪽 귀엔 그의 것과 같은 귀걸이가 영롱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루시아스가 그제야 조금 쑥쓰러운 듯 마주웃었다. 수줍게 아래로 슬쩍 내려간 시선이 그의 가슴팍에 기대듯 멈추었다. “나만 기다린 줄 알았어요.” “이것까지 달아주고서?” 에스커가 과장되게 놀라며 제 꽃장식을 가리켜보였다. 다분히 고의적이었던, 루시아스가 꼭 자기가 선물해주고 싶다며 고집을 부린 흑장미. 끈색부터 꽃의 선택까지, 에스커가 눈치채지 못할 리 없다고 생각했으면서도 루시아스는 퍽 행복하게 웃음 지었다. 알아준 그가 기뻤다. 저와 같은 마음이었다는 게 즐거웠다. ‘당신은 나만의 것.’ “너무 오래 걸렸다고. 내가 얼마나 외로웠는지 알아?” 루시아스의 오른발이 상냥한 손길에 받쳐 들어올려졌다. 마치 애무하듯이, 손가락으로 은밀히 구두를 어루만지던 에스커가 곧 그 끝에 정중히 입을 맞춰왔다. 입술이 제법 오래도록 머물다 간 끝에는 보석 같은 나비가 날개를 파닥이고 있었다. 루시아스의 눈과 같은 빛깔이었다. 루시아스가 웃었다. 소유욕이 넘치는 건 그도 마찬가지였다. 루시아스가 손을 뻗었다. 하얀 뺨에 닿은 손바닥이 장갑을 꼈어도 따뜻했다. “미안해요. 그래도 이젠 정말, 당신만의 신랑이니까.” “그건 좋네. 루아가 아쉬워할 만큼 독점할 거야. 내 사랑.” 에스커가 뺨을 부비며 웃었다. 이번만큼은 루시아스도 무어라 나무라지 않았다. 어느새 수를 불린 나비가 루시아스 주변을 꽃가루마냥 맴돌았다. 그의 가슴에 흑장미를 달아주던 날, 에스커가 환술로 흩뿌렸던 꽃잎들처럼. 루시아스가 그를 끌어당겼다. 마주닿는 입술이 한 쌍처럼 미소하고 있었다. “이제 평생 함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