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로 돌아가기
993화: 록티)Morning in bed
Caption 트위터용 단문입니다. 더블오 2기 이후의 시점입니다. 모 캐릭터의 부활 설정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록온과 티에리아는 연인사이입니다. 성관계를 암시하는 묘사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티에리아가 눈을 떴을 땐 이미 시야가 훤했다. 흔히 있는 일이었다. 특히 록온과 밤늦도록 온기를 나누며 보낸 날에는. 조그맣게 한숨만 쉰 티에리아가 고개를 조금 들어 저를 내려다보았다. 땀으로 흠씬 젖었던 살갗은 언제 그랬냐는 듯 보송했고 위도 아래도 연두색의 얇은 파자마가 곱게 입혀져 있었다. 하룻밤 벌거벗고 자는 것 정도로 감기는 안 걸린다고 티에리아는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그의 상냥하고 배려심이 넘치는 애인은 걱정이 먼저 앞서는 모양이었다. 정작 자신은 바지만 겨우 챙겨 입고 자는 주제에. 희미한 웃음을 머금은 티에리아가 죽 저를 안고 있었던 록온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따끈하고 단단한 품에서 옅은 담배향과 그의 체취가 뒤섞여 흘러나왔다. "깼어?" 문득 들린 물음과 함께 티에리아의 어깨에 얹혀 있던 팔이 그를 끌어안았다. 졸음에 취한 목소리가 달았다. 티에리아가 록온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그래. 좋은 아침이다, 록온." "으음… 그 인사는 나중에 하자. 난 더 자고 싶어." "그럼 더 자라. 아침 식사라도 준비해놓지." "그게 아니지ㅡ 꼭 이럴 때만 무드 없이 군다니까." 눈도 뜨지 않고 어린애처럼 투덜거린 록온이 고개를 숙였다. 티에리아의 목덜미에 닿은 매끈한 이마가 부비어질 때마다 곱슬거리는 머리끝이 덩달아 흔들려 간지러웠다. "너랑 같이 누워 있고 싶다고. 너랑." "…어리광쟁이." "전엔 너무 어른스럽다더니?" 조그맣게 울리는 록온의 웃음 소리가 곧 잦아들었다. 말을 더 시키지 않으면 당장에라도 도로 잠들 것만 같았다. 조금 머뭇거리던 티에리아가 기댄 머리를 살며시 끌어당겨 뺨에 입을 맞췄다. 가볍게 닿았다 떨어지는 입술이 수줍게 붉었다. "알겠다. 다시 일어날 때까지 곁에 있으니 안심하고 자." "으응…" 잠결엔지 애매하게 대답한 것도 잠시, 록온이 이내 팔에 힘을 주며 몸을 밀착해왔다. 숨이 답답해질 만큼의 포옹에 티에리아가 조금 당황하며 그를 밀어내려 했을 때였다. "…좋다…." "뭐가?" "너랑 있는 게 익숙하고 당연한 아침이 너무 좋아…." 석양을 담은 눈동자가 일순 떨리며 그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 뭔가를 더 웅얼거리던 록온에게서 잠시 후 고른 숨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를 세게 안았던 팔도 느슨히 풀어지고 있었다. 발개진 볼을 어쩌지 못하고 눈만 이리저리 굴리던 티에리아가 곧 한숨을 쉬며 그에게 몸을 기댔다. 정말, 당신이란 사람은. 옛날의 입버릇이 절로 새어나왔지만 말을 마칠 즈음의 티에리아는 옅게나마 웃고 있었다. 느리게 눈을 감은 티에리아가 이번엔 먼저 그를 조심스레 안아왔다. 이젠 행복한 익숙함이 두렵지 않았다. "나도 좋다. 록온. 당신을 사랑하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