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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묘사가 있습니다.
마스터는 서번트의 존재 유지를 위해 마력을 공급해줄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서로 이어진 루트를 통해 자동으로 마력이 공급되지만, 상황이나 개인의 의사에 따라 마력을 더 보충해줄 방안이 없는 건 아니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부차적이고, 동시에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만 통용되는 대안인 만큼 리츠카는 지금까지는 온전히 지식으로만 그걸 알고 있었다. 딱히 그걸 실제로 하게 될 날이 올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껏 수많은 서번트를 거느리고서도 누구 한 명 마력이 부족한 적이 없었고, 만약 전투에서 누가 쓰러져도 다른 이가 싸워주었기에 크게 문제가 될 날도 없었다. 어쩌면 마력 공급이란 거 한 번도 안 하지 않을까. 리츠카는 죽 그렇게 생각했었다. 적어도 그가 칼데아에 오기 전까지는, 그건 반쯤은 실현 가능한 이야기였다.
"읍, 음… 으응…"
버겁게 밀려드는 숨결에 자꾸만 뒤로 밀려나던 머리가 침대 헤드에 부딪혔다. 눈물이 날 만큼 아프진 않았지만, 그러고서도 피할 곳이 없어 꾹 눌린 뒤통수가 적잖게 얼얼했다. 리츠카가 고개를 저었지만 그냥 놓아줄 멀린이 아니었다. 검을 그리 휘두르면서도 굳은살 하나 없는 아름다운 손가락이 리츠카의 귓바퀴에 닿았다. 둥근 곡선을 부드럽게 훑으며 덧그리다가, 가볍게 어루만지며 안까지 밀어넣는 손길이 짓궂었다. 리츠카에게서 앓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나른하게 뜨인 멀린의 눈매가 둥글게 휘었다. 입술이 닿을 적부터 눈을 질끈 감고 있던 리츠카로서는 보지 못한 것이 다행일 만큼 위험한 눈빛이었다. 어떻게든 고개를 비틀던 리츠카에게서 간신히 입술이 빗겨나갔다. 하, 급하게 터져나온 숨이 더운 공기를 타고 번져갔다.
"멀린, 이제 그만…"
"난 아직 부족한데?"
"아까부터 했잖아! 애초에 네가 마력이 부족할 일도…!"
"네 마력이라면 언제 먹어도 부족한걸."
매끄럽게 속삭인 입술이 턱에 가볍게 닿았다 떨어졌다. 산소 부족으로 이미 벌개져 있던 뺨이 한층 더 달아올랐다. 싱긋 웃은 멀린이 다시금 입술을 맞대왔다. 살짝 부은 아랫입술을 달게 빨아대다가, 이로 잘근잘근 약하게 깨물어 자극하곤 재차 혀를 밀어넣는 움직임이 능숙했다. 으응, 낮게 콧소리를 흘린 리츠카가 그를 밀어내려 어깨를 잡았지만 헛일이었다. 가볍게 옷자락을 쥔 손을 떼어낸 멀린이 저보다 작은 손에 부드럽게 깍지를 끼며 그의 머리 옆으로 내리눌렀다. 리츠카의 입에 고여 있던 흥건한 타액이 뒤엉키는 혀를 타고 멀린의 입 안으로 흘러들었다. 달았다. 몽마인 그로서는 참기 힘든 맛이었다. 삼키지 못해 입술 너머로 새어나오는 것도, 치열 틈새에 고인 것도, 입 천장이며 부드러운 속살에 배어 있는 것도 전부 달기 짝이 없었다. 줄곧 웃고 있던 멀린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배가 고픈 것처럼 간질거리는 이가 부은 살갗을 베어물 듯 파고들었다.
"으응…!!"
따끔거림에 리츠카가 반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멀린의 완력을 이기기엔 무리였다. 눈 꼬리에 고여 있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싫은 키스는 아니었다. 도리어 너무 좋은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대마술사이기 전에 멀린은 몽마의 피를 반이나 가진 존재였다. 사람을 유혹하는 키스의 기술을 연애 한 번 못해본 리츠카가 당해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코로 버거운 숨을 헐떡이며 리츠카가 젖은 눈을 깜빡거렸다. 그의 혀가 닿는 곳이 온통 저릿저릿했다. 입 안이 헤집어지다 못해 완전히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내가 마력 공급을 해주는 거야, 아니면 당하는 쪽인 거야. 정신이 없는 가운데 멀린의 다른 손이 리츠카의 귀를 다시 파고들었다. 전신이 오싹 달아오르는 야릇함에 리츠카의 발이 달달 떨리며 둥글게 움츠러들었다. 시트 끝을 밀어내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열로 몸이 뜨거웠다. 윗입술을 쪽쪽 빨아대던 멀린이 비로소 입술을 떼었다. 누구의 것이랄 것도 없이 뜨거운 숨이 서로의 살갗을 아플 정도로 간질거렸다.
"더."
멀린은 낮게 속삭였다. 더는 감미롭게만은 들리지 않는 요구였다.
"나에게만 줘. 마스터."
대답도 전에 다시 달려든 멀린이 그의 입을 덮었다. 그토록 많이 흘렸는데도, 이상하게 멀린이 닿는 곳이면 마르기는커녕 더 흥건하게 젖기만 했다. 얌전히 입을 내어준 채로, 뭉개진 신음만을 힘없이 흘리던 리츠카가 힘겹게 다른 팔로 그의 목을 휘어감았다.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잠시나마 품었던 반감도 산소 부족으로 흐려진 의식으론 떠올릴 수 없었다. 울음 같은 신음이 가늘게 떨리며 몽마의 입술로 흘러들었다. 그마저도 달게 삼키는 이의 눈빛이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몽마를 넘어선, 마력에 굶주린 비스트의 눈빛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