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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7화: 자크에바)인사 ll
"그럼 다녀온다." 창가에 서 있던 에바가 고개를 돌렸다. 가벼운 단검 한자루에 권총을 두 자루 찬 아이작이 문가에 서 있었다. 그가 애용하는 장검조차 들지 않은 상태였지만, 에바는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절대로 놓고 다닐 수가 없는 열손가락 -혹은 두 손이 있는 한 어느 누구도 그를 쓰러트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주의사항이나 조심하라는 말은 할 필요 없겠지." "풋. 그런 말 들을 시기는 이미 엄마 젖을 뗐을 때 끝났지." 농담 삼아 대꾸한 아이작이 에바에게 다가왔다. 가까워질수록 눈높이가 낮아지는 상황은 조금 우습기까지 했지만, 둘은 어느 하나 웃지 않았다. 되레 신성한 의식이라도 하듯 입술을 맞대었을 땐, 살짝 감긴 네 개의 눈엔 고요함마저 깃들었다. 아주 당연하게 이어진 짧은 입맞춤이 끝나고, 아이작이 가볍게 웃으며 한 차례 더 그의 이마에 키스했다. 어렸을 적엔 이유도 모르고 뭣도 모르고 하던 입맞춤이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 뜻을 어렴풋이 알 것 같다고 에바는 생각했다. 입은 말을 하는 기관. 그 입이 닫히는 순간 사람은 자연스레 마음으로, 저의 체온으로, 가슴으로 말을 전달해야 한다. 이토록 아끼고 있어. 널 사랑하고 있어- 라는, 말로 담으면 진부하지만 소리 없이 전해지기에 더욱 진한 언어들. "다녀올게, 에바." "갔다 와라. 아이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