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어.]
톡, 토독, 가볍게 화면을 손 끝으로 두드린 게이트가드가 전송 버튼을 눌렀다. 하얗게 물들었다가 또렷이 뜨는 문자 위엔 낯익은 글자가 써 있었다. 그를 이 넓은 거실의 소파에 홀로 버려두고서, 회사에서 돌아올 생각을 안 하는 이의 이름이었다. 흥, 작게 콧방귀를 뀐 게이트가드가 폰을 근처 소파에 던지곤 고개를 뒤로 젖혔다. 일자로 단정하게 자른 머리칼이 부드럽게 흔들리며 팔걸이에 늘어졌다.
"어디 누가 더 잘 버티나 보자고."
심술 반 진심 반으로 보낸 문자를 되새기며 게이트가드는 눈을 감았다. 프리랜서인 그와 달리, 회사에 정직원으로 근무중인 만큼 유고는 야근에 시달릴 때가 많았다. 바로 지금처럼. 그래도 게이트가드는 그동안 그에게 이렇듯 심술을 부린 적은 없었다. 돈도 잘 벌어오고, 무엇보다 저에게 성실했으니까. 하지만 게이트가드는 오늘만큼은 그냥 넘어가줄 수 없었다. 벌써 나흘째의 야근이었다. 오자마자 바로 지쳐 잠들어버리는 유고도 야속했지만, 그를 지치게 만드는 업무는 더 싫었다. 감히 누구에게서 누구를 뺏어가는 건지. 감은 눈을 문득 찡그린 게이트가드가 다시 콧방귀를 뀌며 돌아누웠다. 소파에 미처 다 담기지 못한 맨발이 허공에 들린 채 애처럼 까닥거렸다.
띠링
띠링띠링
띠링
띠링띠링띠링
"...?"
갑자기 요란하게 울리는 벨에 게이트가드가 고개를 들었다. 전화인가 했지만, 폰의 액정을 보아하니 그건 아닌 것 같았다. 늘어뜨려두었던 팔을 들어올린 게이트가드가 손을 뻗어 폰을 붙잡았다. 잠깐 사이에 우르르 밀려온 문자가 요란하게 화면을 메우고 있었다.
[ㅈ잠ㄲ간]
[잠깐]
[잠가ㄴㅁㅏㄴ요 게이트가뜨씨ㅣ]
[지ㅈ그미진ㄴ자 미안핞ㅏㄴ데 잠ㅅ낸]
[진ㄴ자다끙]
[끝났더요]
[삼씨ㅃ분 삼ㅂ빗분만]
"......"
멍하니 폰을 바라보던 게이트가드가 곧 풋 웃음을 터트렸다. 얼마나 다급했는지, 평소엔 열심히 고치고 지워서 보냈을 오타가 잔뜩이었다. 여전히 순진하기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은 게이트가드가 마지막 문자를 확인하곤 다시 폰을 툭 던져놓았다. 그러나 다시 소파에 편하게 누운 그의 얼굴은, 아까보다는 훨씬 즐겁고 신나보이는 웃음이 옅게 어려 있었다. 유고가 곧잘 앉는 자리에 놓인 스마트폰이, 아직도 화면에 뜬 문자를 고스란히 내보이며 환하게 일렁거렸다.
[지금 바로 갈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