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로 돌아가기
001화: 벙클라노)이거 서버페스에요?
Caption 지인이 카벙클x라노시아 강력히 주장하는 게 웃겨서 그거 주워다 씀 짧고 뒷내용 없습니다 마지막 단계의 클리어창이 떴을 때, 라노시아는 구태여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3관왕. 여유롭게 쟁취할 수 있으리라 믿었던 왕관을 거머쥔 손엔 이틀 간의 긴장과 부담으로 인한 땀이 범벅이었다. 장장 스물아홉 명의 열띤 응원과 넘치는 지원을 등에 업고도 라노시아는 마지막까지 초조함을 내려놓지 못했다. 승리가 확정된 지금까지도 떨리는 손끝이 그 불안의 증거였다. 내내 라노시아의 앞에 서 있던 그의 얼굴은 어떠할까. 굴욕감에 뒤틀린 표정이려나. 그 역시도, 5인간의 좁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늘 일등을 거머쥐었던 실력자더랬다. 누구도 눈에 차지 않았을 레이스에서, 처음으로 위험한 적수와 맞붙고, 기어이 꺾여버린 그 마음은 어떠할지 라노시아는 사실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그 쓰라린 패배의 잔이 자신의 것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데에 생각이 미치면 더더욱 그랬다. “축하합니다.” 뒤에서 들린 목소리는 굉장히 정중하고 온화했다. 라노시아는 익숙지 않은 음색이라고 생각하며 태연히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그를 발견한 순간, 라노시아는 하마터면 기념비적인 클리어창을 꺼버릴 뻔했다. 카벙클이었다. 며칠간 내내 그의 앞에서, 잠시도 순위를 양보하지 않으며, 그를 초조하고 불안하게 만들었던 당사자. “…….” “역시 소문은 들었지만 실제로 보니 압박이 만만찮았어요. 이번에 3관왕이었죠? 정말 무시무시했어요.” 라노시아가 줄곧 느끼고 있던 공포는 그의 입에서 소리를 갖추자 여유로운 농담으로 변해버렸다. 멋쩍게 머리를 긁적인 카벙클이 웃음기 어린 미소로 덧붙였다. “물론 다음엔 안 질 겁니다. 이번에도 정말 재밌었거든요.” “……그렇습니까.” 라노시아는 그제야 고개를 느리게 끄덕였다. 떨리는 손끝을 감추려 꾹 감아쥔 주먹에 뼈대가 두드러졌다. 초조함, 불안함, 묘한 긴장감이 다시금 그의 신경을 좀먹고 있었다. 다음? 그런 것을 기대하는 듯이 말하는 그의 미소를 반으로 갈라보고 싶었다. 그 안에 자신과 같은 감정이 있는지. 자신이 품은 것과 같은지, 비교해보지 않으면 견디지 못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