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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궁이 키스만 합니다. 키스짱
아처 진명 스포있습니다.
사람은 반복되는 것을 언제 ‘일상’으로 받아들일까.
이따금 나누는 술잔, 모양은 바뀌어도 늘 하늘 어딘가를 장식하고 있는 달. 고요하고 잔잔한 바람. 건축가의 고심과 미적 감각이 충분히 발휘되었을 아카사카 저택의 정원. 그런 것들을 언제부터 당연한 것처럼 여기게 되었을까. 마치 이슬처럼 내리는 빗방울에 옷이 젖어가듯, 마음에 그 광경이, 낯설었던 이의 체온이 스며든 건 언제부터였을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입술을 맞대고 호흡을 섞게 된 것은.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마치 매일 되풀이되는 것처럼 익숙해진 때는.
“—사랑한다, 아처.”
그의 다정하고 묵직한 목소리에 가슴이 간질거리게 된 무렵은.
“…나도… 사랑하고 있다, 명엄. 서번트로서도 가신으로서도 아닌, 그저 주공근으로서 널……”
낯부끄러운 고백이, 절로 흘러나오게 되기까지는.
정성공은 소리없이 웃고는 다시 입술을 맞대온다. 그는 키가 큰 만큼 손도, 입도 아처보다 크고 열이 많았다. 아직 술의 향기가 남아 있는 입술을 조심스레 벌리면, 따뜻하고 축축한 살덩이가 밀려들어 금세 작은 입안을 헤집고 훑으며 제 흔적을 남겼다. 두툼한 끝이 입천장을 간질이는 감각에 절로 어깨가 들썩였다. 낮은 신음을 흘리며 아처가 가까스로 술잔을 내려놓으면, 그 손등을 더듬어 쥔 손이 깍지를 끼며 손가락 사이로 온기를 밀어넣었다. 어느샌가 내리감은 눈의 아랫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목구멍 안쪽에서 자꾸만 소리가 울렸다. 코로 숨쉬어야 한다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여전히 그에게 숨을 잡아먹혀 금세 머리가 핑 돌고 힘이 빠졌다.
“응, 으음… 음……”
신음을 울리는 입을 정성공이 가득 벌려 물었다. 윗입술, 그리고 아랫입술까지. 마치 즙을 탐하듯 도톰한 살갗을 한참 물고 빨아대면 시달린 입술이 익은 열매처럼 붉게 부풀어올랐다. 그는 때때로 정말로 아처를 잡아먹을 것처럼 굴었다. 혀로 혓뿌리 안쪽까지 꼼꼼히 훑나 싶더니, 이젠 아랫입술을 질근거리며 말랑함을 맛보기에 정신이 없다. 아처의 떨리는 손이 정성공을 끌어안았다.
“으음, 응, …… 흣……”
“…—취할 것 같아….”
중얼거리며 정성공이 아처를 안은 채 그대로 밀어눕혔다. 옅은 금발이 나뭇바닥에 닿는 순간 비녀와 머리장식은 빛으로 변해 스러지고, 타오르는 불꽃처럼 아름다운 곡선으로 구불거리는 머리카락이 바닥에 이지러지며 은은하게 반짝거렸다.
“아직 한 잔밖에 안 마셨으면서.”
놀리듯 말하며 아처가 웃었다. 입꼬리를 죽 당겨 웃은 정성공이 그의 위로 상체를 숙였다.
“술잔은 내려놓지 않았어.”
“응? ……아,”
눈을 깜빡이는 아처의 입술을 굵고 단단한 엄지가 문지르다가, 힘을 주어 끝을 밀어넣으며 벌렸다. 또 무방비해지는 영역. 그럼에도 이미 익숙해, 반항은커녕 다음을 기다리고 마는 인간의 학습력이란. 담가둔 엄지를 타고, 채 삼키지 못한 타액이 길게 흘러내린다. 아처는 그제야 그가 뭘 말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아…”
두드러진 마디에 맺힌 타액을 핥고, 빨아올리고서야 정성공은 웃는다. 다시 입술이 가까워졌다. 뺨이 화끈거리고 아랫배가 요동쳤다.
“좋은 술이지? 아처…… 주유, 너의 맛이 난다. 아주 훌륭한 맛이야…”
“하, 아으… 그런, ………—”
대답하기도 전에 다시 입술 전체가 먹혔다. 침이 고인 곳을 범하듯 집요하게 빨아마시고, 구석구석 안 닿은 곳 없도록 살점 하나하나까지 혀로 더듬고 입안에 고인 타액을 질척하게 얽고 삼킨다. 각자의 입에서 질척하고 야한 소음이 울렸다.
“읍, 음…! 명, 엄……”
“아처… 나의 서번트. 나만의… 주유.”
낮게 갈라진 중얼거림이 마치 주술의 언어처럼 아처의 목 안으로 떨어져간다. 아아, 이 모든, 그의 집착과 도리없는 성욕과, 평범한 ‘마력공급’이 아니게 된 입맞춤에. 서번트로서의 의식은 술 따위에 취하지 않을 터인데도, 머릿속이 몽롱하고 사고는 멀어져간다. 일말의 경계심조차 없고, 뒤따를 열락과 온기를 알아 마음만 조급해진다. 그가 조금 부어오른 입술에 쪼듯이 입을 맞추면, 아처도 어리광 부리듯이 틈을 열어주었다.
“평생을 두고 음미하고 싶은 맛이다…….”
—아아. 언제부터였을까.
그의 일상에 떨어진 술 한 방울처럼, 그의 모든 시간에 스며들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자신이 그의 말에, 행동에, 그와 함께 있는 모든 풍경에 익숙해졌듯. 정성공 역시 그래주기를 바라게 된 것은.
익숙하게 그의 목에 팔을 감고, 이번엔 아처가 먼저 입을 맞췄다. 놀라지도 않고 그와 혀를 얽으며, 정성공이 커다란 손으로 아처의 머리를 감싸안아 단단히 받쳤다. 무수한 의문은 열기에 녹아 지워지고, 그저 지금 바라는 것만을 되뇌이며 들뜬 숨결을 기꺼이 받아 마신다.
부디, 지금의 기쁨이. 달콤하고도 사랑스러운 일상이 당연한 것처럼 그저 이어지기를 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