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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린)먹고 살아야 해서 쓰는 IF
Caption 잔차품 9권까지 읽고 플롯을 생각했습니다. 네, 루비싱이 린징헝에게 무기징역을 내리던 그 부분입니다. 글을 쓰기 전에 뒷부분을 읽기 시작했는데 제가 상상한 포카포카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좋았지만... 그럼 이 내용은 존재할 수 없게 되니까... 그치만 2차라는 건 십덕이 먹고 살기 위해 치는 배수진 같은 거죠 그렇게 되었습니다 코로세님의 리퀘스트로 작성되었습니다!

"―네가 언제부터 반말을 했더라." 소파에 누워 린징헝의 무릎을 베고 있던 루비싱이 눈을 깜빡였다. 정작 말을 꺼낸 린징헝은 여느 때와 같이 태연하게 개인 단말기에 온 연락들을 확인하고 있었다. 루비싱의 머리에 가볍게 얹힌 손이 결 좋은 곱슬머리를 느릿하게 만질거렸다. 그는 누구에게나 무심했고, 상대가 자신에게 욕을 하든 구시대 인간들이 황제에게 굽실거리는 것처럼 칭송의 말을 건네든 눈썹 한 올 까닥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건넨 질문이 생소하면서도 신기하게 느껴져, 루비싱은 그 의도를 파악하려는 듯 고개를 틀어 린징헝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냥 해본 말이야. 넘어가." "아닌 것 같은데." "깊게 생각하는 거 나쁜 버릇이야. 고치도록 해." "맞습니다. 루 교장 선생님은 거시적 관점과 다양한 가능성을 상정하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고 계시죠. 하지만 선생님에 한해서라면 편협하고 좁은 상상력으로 스스로를 괴롭히시는 습관이," "꺼져." 린징헝은 자기 외의 누군가가 루비싱에게 잔소리를 하는 걸 못 참았고, 잔루도 예외는 아니었다. 린징헝의 편을 들어주려던 전자 집사는 우울한 동작으로 제 모습을 감추었다. 피식 웃은 루비싱이 어깨를 으쓱였다. "당신이 한 말도 잔루가 한 말이랑 똑같잖아. 음, 그치만 궁금한걸. 갑자기 그게 왜 신경 쓰였어?" "……." "아니면―" 린징헝이 눈을 찡그리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러나 루비싱의 기습이 더 빨랐다. 그의 허리를 두 팔로 와락 끌어안은 루비싱이 무게를 실어 그를 소파에 파묻을 듯이 눌러왔다. 단단했던 소파가 금세 물침대처럼 물렁해지며 린징헝과 루비싱의 모양대로 구멍이 났다. 린징헝의 탄탄한 가슴에 턱을 누르며 루비싱이 짓궂게 웃었다. "오랜만에 내 존대가 듣고 싶었어요?" "헛소리. 무거우니까 꺼져." 린징헝은 여전히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루비싱은 회색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면서도 그의 모양 좋은 귓바퀴가 미세하게 붉어지는 것을 또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제가 처음 당신을 안을 때만 해도 난 당신에게 굉장히 정중했었죠. 그땐 힘도 세지 않았잖아요. 기억나요?" 감정을 덮어숨긴 침묵이 대답으로 돌아왔다. 그의 가슴에 뺨을 기댄 루비싱이 말을 이었다. 셔츠 너머로 전해지는 심장 박동은 고르고 잔잔했다. 그러나 그를 얹은 채 오르내리는 가슴의 미묘한 진동을, 그리고 머리카락에 애매하게 닿은 손 끝의 떨림을 루비싱은 조금도 놓치지 않았다. "그땐 당신을 한껏 긁어서 당신이 먼저 다가오게 하고 싶었어요. 나는 당신한테 이미 백 걸음도 더 가까이 와 있으니까. 멀리 도망가면 내가 그만큼 따라잡을 자신도 있었죠." "……." "그런데 돌이켜보니 당신은 나한테 도망친 적이 없네요. 일부러 거리를 뒀던 적이야 뭐, 당신이 자기 자신 말고 누군가에게 거리를 안 둔 적이 있었던가요. 심술궂게 뒤돌아 있던 때도 있긴 했네요. 그래서였나? 당신의 자리를 확인한 순간부터, 마음이 놓여서 말도 편하게 나갔나봐요. 예전엔 불편했다는 건 아니지만……" 말을 늘어놓던 루비싱이 돌연 입을 다물었다. 뒤늦게 밀려온 부끄러움과 묘한 아쉬움, 변해버린 것들에 대한 어색함이 목구멍을 메우듯 가득 들어차 있었다. 자신은 이제 닭고기 스프를 끓여주는 사기꾼도 아니고, 희망과 이상을 노래하는 어린 청년도 아니다. 정치, 음모, 생명을 저울질할 수밖에 없는 갈림길을 채 알지 못하던 순수함은 진작 빛을 잃었다. 루비싱이 잃어버린, 린징헝이 좋아했던 '루비싱'은. 그러나 루비싱이 한참 망설이다 겨우 린징헝을 보았을 때, 그는 전기가 오른 듯 멍해졌다. 어느덧 미간이 느슨해진 그가 조심스레 손을 내렸다. 애매한 높이에 떠 있던 손가락이 다시금 그의 머리카락을 스치고 천천히 빗어내리듯이 쓸어내렸다. 루비싱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심장이 눈치 없이 쿵쿵대기 시작했다. "…그래. 보고 싶었어." 당신이 좋아했던 내가 보고 싶었어? 채 꺼내지 못한 질문에 린징헝이 먼저 대답했다. 그럼 지금의 나는? "그런 너도 좋아했거든." 다음 질문마저 루비싱의 입에서 나올 기회를 잃었다. 제가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것이, 그가 보는 자신에게선 단 한 번도 벗겨지지 않았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루비싱은 더 참지 못하고 린징헝을 끌어안았다. 루비싱의 귀며 목덜미까지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당신 정말 비겁하고… 교활해." "맞아." "그리고 진짜 사랑스러워." "…할 말 다했으면 일어나." "키스할래." "꺼져." 루비싱은 더 말하는 대신 입술을 부딪혀왔다. 일순 그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던 손이 힘을 잃는 건 순식간이었다. 포기한 듯 눈을 내리감은 린징헝의 입 꼬리가 느슨하게 말려 올라갔다.
태그 : #잔차품 #루린 #루비싱 #린징헝

26.06.09 17:48
귀여워

26.06.09 18:21
잔루도 루비싱도 린징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