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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의 귀를 뚫어주는 지크입니다. 귀걸이 매번 바뀌는 듯 안 바뀌는데 나름 신경써서 골라서 하고 있다는 건 날조...
디오는 침대에 비스듬하게 누워 지크하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작게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는 그는 몇 분 전부터 진지하게 귀걸이를 고르는 중이었다. 디오가 보기엔 죄다 비슷비슷하고 재질도 같아보이는데도, 지크하트는 종종 오늘처럼 한참을 고민하여 바꿔끼고는 으스대듯 멋지지 않느냐고 물어보곤 했다.
‘그러고보니 꽤 치장을 좋아하는 녀석이었지…’
돌이켜보면 머리띠도 한 적이 있었고, 옷에도 이것저것 화려한 게 많이 달려 있었던 것 같았다. 가끔 시장에서 장신구 가게를 보면 꼭 한 번은 구경하기도 했던가. 그런 기억들이 뭉게구름처럼 떠오르자 디오는 무심결에 불쑥 내뱉고 말았다.
“왜 그렇게 열심히 꾸미지? 거추장스러울 것 같다만.”
시비를 거는 것처럼 들렸을까봐 아차 싶었지만 다행히 지크하트는 별 생각이 없는 듯했다. 마침 마음에 드는 귀걸이 하나를 집어든 지크하트가 태연하게 대꾸했다.
“기분 전환이지 뭐. 계속 똑같은 모습이면 지루하잖아.”
“그런가.”
“우리 애송이는 시간 개념이 인간하고 달라서 모르겠지만, 인간들은 백 년 남짓밖에 못 살아서 매일매일이 새로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거든.”
디오가 ‘우리 애송이’라는 신선한 충격에 휩싸여 대답할 타이밍을 놓쳤을 때였다. 지크하트가 몸을 돌려 그에게 성큼 다가서며 씨익 웃었다. 동그란 고리 모양의 귀걸이가 그의 손가락에 반지처럼 들려 있었다.
“너도 해볼래?”
“……뚫지도 않았다만.”
“뚫으면 되지. 넌 귀가 길어서 꽂을 데도 많아보이는데 하나 정도는 달아봐.”
디오는 또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 사이 침대에 올라앉은 지크하트가 상체를 숙여 거리를 좁혀왔다. 목덜미에 바로 닿는 숨결이 따뜻하고 간지러워, 디오는 반사적으로 뻣뻣하게 굳어버렸지만 지크하트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어디에 달아줄까…”
디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멋대로 진행시키는 지크하트가 놀랍지도 않아, 디오는 순순히 포기했다. 디오의 품에 파고든 모양새로도 아무렇지 않은 듯, 말랑하고 따뜻한 귀를 만지작대며 지크하트는 제법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곁눈질로 살핀 그의 귀에서 길게 늘어진 금실과 흔들리는 푸른 보석이 은은하게 반짝거리는 게 보였다. 결 좋은 흑발과, 매끄럽고 흰 목덜미까지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져 확실히 보는 재미가 있었다. 디오는 저도 모르게 홀린 듯이 손을 뻗었다. 생살을 뚫고 핀이 박히는데도 깨닫지 못할 만큼 정신이 팔려 있었다.
“헤, 생각보다 예쁘네. 역시 내 안목은 탁월하단 말이……”
뿌듯하게 손을 거두던 지크하트가 중간에 말을 삼켰다. 따뜻하고 뭉클한 살덩이가 귓바퀴에 닿은 탓이었다. 놀라서 몸을 일으키려는 지크하트를 빠르게 안아 가둔 디오가 귀걸이째로 귓불을 삼키고 혀로 간질거렸다. 살갗이 젖어가는 소리, 그의 입 안에서 귀걸이가 달그락대는 소리가 크고 선명하게 청각을 어지럽혔다. 힘이 빠지려는 허리를 겨우 지탱한 지크하트가 디오의 팔을 잡았다.
“—확실히, 신선하군. 재밌어.”
낮게 흘린 어조엔 명백한 웃음기가 어려 있었다. 지크하트가 눈썹을 구겼다.
“날 갖고 놀랬냐?”
“너도 꽤 재미보지 않았나?”
“…부정 못하겠네.”
지크하트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꿋꿋하게, 제 기분이 좋으니까 봐준다고 말하는 얼굴이 마음에 들어 디오는 다시금 그의 귀에 입맞췄다. 확실히, 나쁘지 않는 기분 전환이었다.
“다음엔 네 귀걸이도 사러 갈래? 너 정도면 다섯 개도 거뜬할 거 같은데.”
“이걸로 충분하다.”
“뭐 예쁘긴 한데… 아니 잠깐, 이거 빌려준 거거든? 넌 남이 끼고 다니던 거 가져도 좋냐?”
“네가 끼던 거잖나.”
“……넌 진짜 그 입 때문에 봐준 줄 알아라, 정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