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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로이) 새벽에
꿈뻑, 뜨인 시야에 서늘한 바람이 스쳐갔다. 창문을 열고 잠든 모양이었다. 여즉 품에 안겨 있던 이를 조심스레 눕히며 클라우스는 들리지 않게 하품했다. 꿈도 없이 푹 잔 덕에 정신은 맑고 개운했으나 밖이 어두웠다. 하루를 시작하기엔 이른 시각이었다. 로이도 아직 피곤한 듯하니, 좀 더 게으름을 피워도 문제될 건 없었다. 창문을 점검한 클라우스가 문득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토독. 톡. 작은 물방울이 언저리에 부딪히는 선율이 귀엽게 울려퍼졌다. 거센 비는 아닌 모양이었다. 조그맣게 웃은 클라우스가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로이는 나신에 이불만 반쯤 휘감고 잠들어 있었다. 몸 군데군데에 남은 흉터와, 늘씬하면서도 단단하게 잡힌 근육이 하얀 천 너머로 보일 듯 말 듯 시선을 끌었다. 고개를 느리게 저은 클라우스가 조심스럽게 그의 이불을 당겨, 곧게 펴서 덮어주었다. 단정히 내려앉는 담요가 꽃이 핀 양 울긋불긋해진 목덜미를 가려주었다. 로이는 아직도 곤히 자고 있었다. “왜 이렇게 사랑스러울까.” 중얼거리다, 클라우스는 그만 웃고 말았다. 답은 이미 나와 있었지 않은가. 내가 그를 사랑하니까. 세상 어떤 존재보다도 더. 클라우스는 침대에 누워 로이를 조심스레 당겨안았다. 으응. 불편한 듯 뒤척이던 로이가 금세 클라우스의 품에 기대 몸을 말았다. 긴장. 경계. 두려움. 어떤 것도 어울리지 않는… 진정 무방비하고 평온한 모습. 제 앞에서만 허락된 감정을 보고서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클라우스는 그의 이마에 키스했다. 사랑해. 로이. 조근조근 속삭이는 고백에 조금의 수줍음과 애정이 무던히 묻어났다. 이 새벽이 조금만 더 길었다면 좋았을걸. 그런 아쉬움과 함께 클라우스는 눈을 감으며 그를 그러안았다. 곧 끝날 거라면 한 시간이라도 너와 더 함께, 오래, 영원처럼 찰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