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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빅)네가 먼저 말했으니까
Caption 아케인의 제이스 x 빅토르입니다. 아케인 드라마 엔딩 이후의 시점을 날조하여 썼습니다. 지인분의 리퀘스트로 작성한 것으로, 아직 드라마를 전부 보지 못한 상태에서 작성되었음을 양해바랍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드라마를 본 뒤 글 일부가 수정될 수 있습니다. 빅토르는 제이스의 헛된 시도를 무려 두 번이나 눈감아주었다. 그리고 세 번째의 시도가 당연한 실패로 돌아갔을 때, 결국 입을 열 수밖에 없었다. 제이스가 아끼는 공을 잃어버린 강아지마냥 처진 표정을 지어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구멍이 있는 것과 길쭉한 것이 있어도 짝이 반드시 맞을 순 없어, 제이스. 심지어 이건 볼트와 너트도 아니잖아.” 보이지 않는 귀를 축 늘어뜨렸던 제이스가 조그맣게 항변했다. “그치만 전에 시도했을 때보다는 비슷하지 않아? 안에 땜질 조금만 해주면…” “제이스.” 빅토르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제이스는 그가 도끼눈을 뜨고 보는 것보다 그 깊고 무거운 숨소리가 더 두려웠다. 두 손을 황급히 펼쳐든 제이스가 항복을 선언했다. “알겠어. 빅토르. 그만할게.” “앞으로도?” “…….” “너를 누가 말려.” 빅토르가 신경질적으로 책상에 놓인 것을 채갔다. 지팡이와 불안정한 한 쌍의 다리가 세발의자처럼 덜그덕덜그덕 걸어갔다. 그 뒤를 제이스가 따르며 애처로운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빅토르,” “바보짓도 세 번이면 그만할 때가 됐어, 제이스.” “하지만 난 아직도 우리 ‘반지’에 그만한 게 없다고 생각해!” 빅토르가 걸음을 멈추고 휙 돌아섰다. 버려진 수풀처럼 제멋대로 길렀던 흑갈색의 머리를 하나로 질끈 묶은 사내가 애원하듯 손을 내밀어보였다. “너도 그래서 그걸 버리지 않은 거잖아. 아냐? 너와 나의 마과학, 우리의 결실… 우리가 떨어져 있던 동안에도, 네가 그걸 버리지 않은 걸 알았을 때 난 정말 심장이 터져버리는 줄 알았어.” “…….” 빅토르는 슬그머니 손을 펼쳐 제가 쥔 것을 내려다보았다. 곰팡이 같기도 하고 녹음 같기도 한 푸르른 빛이 영광의 흉터처럼 머문 자그마한 톱니바퀴. 제이스가 몇 번이고 빅토르의 손가락에 끼워주려고 했던 물건이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부품일 뿐이다. 심지어 뼈에 살가죽만 씌워놓은 것처럼 말라비틀어진 손가락에는 더더욱 어울리지 않았다. 길쭉한 끝을 통과하더라도 두드러진 마디에 걸려 우스꽝스러운 꼴이 되었다. 그리고 설령 그 고비를 넘기더라도, 빅토르는 그것을 제 왼손 약지에 끼고 다니고 싶지 않았다. 제이스가 왜 이것을 고집하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그의 말에 자신도 백 번 천 번이고 동의했다. 그저 지금까지 입을 다문 건, 그의 간절함과 진심을 반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제이스. 내게도 이건 정말 소중한 거야. 네가 말한 것처럼, 우리 사이이기에 더더욱 각별하지.” “그럼,” “하지만 너는 이걸 ‘반지’로 만들 수 있도록 손보고 싶단 거잖아. 난 싫어.” 제이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제이스는 바보가 아니었다. 당연히 그의 손가락에 끼워보고,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고 편한 형태로 개조할 작정이었다. 그러나 빅토르가 그것을 싫어하리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다. “…왜?” “그대로도 아름답다며?” 제이스는 정말로 할 말을 잃어버렸다. 정작 그 말을 꺼낸 빅토르도, 민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다시 돌아섰다. “어쨌든… 난 이걸 반지로 만들고 싶진 않아. 그리고 이건 하나뿐이잖아. 나눠낄 수 없는데 반지라고 할 수 있겠어?” “…….” “뭐, 하나 정도는 맞춰도 좋겠지. 반지 자체가 싫은 건 아니야. 거추장스러운 건 딱 질색이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제이스가 빅토르를 와락 끌어안았다. 지팡이를 놓치고도 단단한 팔에 안겨 균형을 잃지 않은 빅토르가 피식 웃었다. 제이스가 그의 목덜미에 이마를 문지르며 중얼거렸다. “만들게. 완전히 새 걸로. 나눠낄 수 있는 걸로.” “그래.” “…너 없으면 단 하루도 못 살 거야.” “나도 마찬가지라는 것만 잊지 마.” 빅토르가 그의 뺨을 감싸 끌어당겼다. 깡마르고 울퉁불퉁하기만 할 뿐인 손도 제이스에게는 그저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이마를 맞댄 채로 눈을 잠시 감고 있던 제이스가 다시금 눈을 떴다. “그럼 이따가 그거 다시 보여줄 수 있어?” “…….” “오, 아냐. 정말 아냐! 그냥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고 싶어서 그래! 참고만 할 거야. 빅토르. 알겠어. 안 볼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 아직 지팡이도 못 쥐었잖아……………….”

26.06.16 15:02
예에엠병 결혼해라

26.06.17 14:13
결혼해라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