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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에바)Good bye
-아이작. 붉은 피가 흐르는 가슴에 산소가 독처럼 차오르는 것을 느끼며, 에바는 계속 그 이름만을 불렀다. 아이작. 피묻은 입술이 잘게 경련하며 그 끝에 맺힌 방울을 꽃잎처럼 툭툭 떨어트렸다. 그럼에도 세 글자를 부르는 입술 모양 만큼은 또렷했다. 아이작. ...아이작. 언제나 창백했던 그의 손끝이 이제야 제 온도를 만난 듯 싸늘하게 식어갔다. 그래도 에바는 필사적이었다. 처음 태어날 때의 말은 스스로 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자신의 생이 완성되어 이 선명한 빛으로 매듭지어지는 시점이라면. 적어도 그 화려한 치장의 색이 검게 변질되기 이전에, 그에게. 문득 차갑게 굳어가던 손끝에 뭔가가 걸렸다. 에바가 힘겹게 눈을 굴렸다. 뿌연 시야 너머로 익숙한 금발이 보였다. 멀리서도, 언제나 자신의 눈 닿는 곳에서 빛나고 있던 빛깔을 지금에 와서 잊을 리 없었다. 에바는 미소 지으려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조차 아까웠다. 입술이 느리게 움직였다. 고치에서 뽑아낸 실을 정성스레 엮는 듯한 그 움직임은 나직하고, 얇았다. 하지만 동시에 새하얀 천에 떨어트린 새빨간 꽃물마냥 선명했다. 뿌연 시야 너머에서 그의 고개가 끄덕였다. 에바는 그것으로 만족했다. "이제 됐어, 에바." 에바는 진심으로 웃었다. 이상하게 눈끝이 시려웠다. 아이작의 손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와 눈가에 닿았다. 에바는 그의 뜨거운 손이 닦아내는 것이 제 눈물임을 깨달았다. 지독하게 낯설었다. 우는 자신의 모습이 어떨지, 에바는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이작이 봐줄 테니 상관 없다고 생각했다. 미소를 띤 입꼬리가 서서히 움직였다. 진정 마지막이 될 언어 위에 걸린 웃음은 모든 짐을 내려놓은 듯 가볍고 부드러웠다. 그대로 날아가, 영영 돌아오지 않을 곳으로 사라져버릴 것처럼. ㅡ진심으로,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