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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가카리 캠페인 소녀가 불타는 잉걸불의 CPC4 캐릭터 로그입니다.
3.5화로 추가로 굴려주신 「두 사람의 성 게오르기우스」플레이 중 작성하였으며, 사람에 따라 스포일러로 느껴질 수도 있으니 읽기 전 유념 바랍니다.
수작
칸지 x 무르무르
보고서의 마지막 줄을 끝맺은 무르무르가 한껏 기지개를 폈다. 사건 처리 후 보고서를 정리하는 일상도 이젠 슬슬 익숙해져가고 있었다. 작게 하품까지 한 무르무르가 슬쩍 제 옆을 곁눈질했다. 칸지의 손가락이 키보드를 두들기는 소리가 메트로놈처럼 단정한 박자로 울려퍼졌다. 모니터를 향한 진중한 시선은 언제나처럼 신중하고 진지하게 업무 내용만을 훑고 있었다.
‘나왔다. 집중 모드.’
무르무르는 말을 걸지 않고 책상에 몸을 엎드렸다. 눈만 빼꼼히 내놓고 한참을 보아도 칸지는 보고서 작성에 여념이 없었다. 한 번 마음 먹고 집중하면 주변에서 폭탄이라도 떨어지지 않는 이상 흔들리지 않는 걸 아는지라, 무르무르는 마음 놓고 그를 구경하기로 했다. 기껏 타 둔 커피의 김이 옅어지고, 휴대폰에 이따금 메시지 도착을 알리는 진동음이 울려도 칸지의 눈은 통 모니터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이번에 피해 범위가 커서 고생 좀 했다더니, 아무래도 사후 처리에 평소보다 공을 들이는 모양이었다.
‘누구 애인이 이렇게 참하게 일을 잘한담. 아주 복 터졌네.’
덤덤한 얼굴로 그렇지 못한 팔불출 감상을 되뇌며 무르무르가 고개를 들어 한 손으로 턱을 받쳤다. 흘끔 훔쳐본 보고서는 슬슬 막바지로 향해가는 중이었다. 그가 먼저 말할 때까지 기다릴 작정이었던 무르무르가 문득 핸들을 꺾듯 사고의 방향을 바꾸었다. 복이 터진 김에 그에게도 폭탄 하나를 터트려줄 작정이었다. 그를 향해 상체를 기울인 무르무르가, 칸지가 깨닫기도 전에 그의 뺨에 쪽 소리가 나도록 입을 맞추었다.
“!!!”
칸지의 어깨가 천장에 닿을 만큼 치솟았다. 잽싸게 고개를 뺀 무르무르가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커다랗게 뜨인 밝은 연갈색의 눈이 그를 보다가 이내 긴장이 풀린 듯 턱 감겼다. 그 아래로 뺨을 온통 붉게 물들이며 올라오는 열기는 덤이었다.
“맨날 당하면서도 정말 하나도 늘질 않네~”
“하아… …무르 씨가 너무 짓궂으신 겁니다.”
“하하. 뭐 어때. 우리 집이고 둘밖에 없는데.”
무르무르가 킥킥 웃으며 그의 어깨에 머리를 툭 기대왔다. 얼굴을 크게 쓸어내린 칸지가 손을 도로 키보드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한 번 멈춘 키보드 소리는 다시 이어지지 않았다.
“음~ 그래도 익숙해지면 그건 좀 아쉬울 것 같아. 슬슬 변수를 줄 때가 왔지.”
무르무르가 장난기 가득한 눈으로 그를 흘끗 올려다보았다.
“다음엔 입술에 해버릴까?”
예상했던 건 아예 익어버릴 듯이 빨개지는 칸지의 얼굴이었다. 귀까지 빨개졌다고 놀리고, 매번 귀여워서 도저히 못 멈추겠다는 대사까지 얹어서 완벽하게 쓰리 콤보. 그러나 무르무르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칸지는 그와 다른 방향으로, 무르무르를 설레게 하는 데에는 누구도 따라올 자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하고 싶으시다면요.”
“………에.”
칸지의 시선이 흘끗 그를 향했다, 멀어졌다. 얼빠진 소리를 낸 무르무르의 입술이 바보 같이 벌어졌다.
“무르 씨 말마따나, 여긴 무르 씨네 집이고…… 보고서도 마침 끝나가던 참이니까요. 하고 싶은대로 하셔도 상관없지 않습니까.”
“……….”
“사귀는 사이잖슴까. 저희.”
일반 공격에 추가 대미지. 마지막에는 급소 크리티컬. 선 채로 죽은 것처럼 멈춰 있던 무르무르가 이내 느리게 쓰러지듯 그의 어깨에 이마를 쿡 박았다.
“아……… 왜 내가… 진 기분이지… 졌나? 졌네……”
“예?”
“아니야… 아무것도……”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귓바퀴가 그의 머리색만큼 새빨갛게 붉었다. 영문을 모르는 칸지만 눈을 깜빡거리다가 문득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무르무르의 손이 칸지의 손을 찾아 쥐고 있었다.
“식사하고 갈 거지?”
“…….”
“먹고 가.”
무르무르가 고개를 빼꼼 들었다. 눈을 깜빡이던 칸지가 다시금 시선을 피하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잔흉터가 많은 손과 완전히 겹쳐진 그의 손이 그를 굳게 깍지 끼어 잡았다.
“예. 같이 먹어요.”
무르무르의 방문 틈, 그들을 식은 눈으로 바라보던 포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눈을 감았다. 평소와 다름없는 소소한 풍경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