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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피크메)미완성 논컾글
Caption 샤크메가 영웅으로 등장하기 전에 자피르랑 만나는 내용 썼던 것... 논컾이고 미완입니다 그가 발견된 것은, 어둠에 뒤덮였던 사막이 원래대로 돌아온지 정확히 사 개월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자피르는 보고를 받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샤크메의 힘과 혼은 카인이 불사를 포기하면서까지 흩어놓았을 터인데. 그러나 병사들이 데려온 그는 자피르가 보았던, 아마도 봉인 당하기 직전으로 추측되는 인간의 모습 그대로였다. 자피르를 향한 싸늘한 눈빛과 냉담한 말투도 전부. ‘또 네놈이군. 카인도 라이아스도 아닌 자가 내 앞을 막아서는 꼴을 두 번이나 보게 될 줄이야.’ 자피르는 확신했다. 최소한 그가 자피르와 싸웠던 샤크메 본인이거나 그 기억을 지닌 존재임은 분명했다. 비록 그 때처럼 살의나 독기를 품진 않은 듯했지만… 자피르는 즉시 에반에게 연락을 취했다. 카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생각보다 둘은 샤크메의 귀환을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샤크메도 마찬가지였다. 에반이 보내준 - 아마 그의 힘을 억제하는 마법이 걸려 있으리라 추측되는 - 족쇄를 찰 때도, 카인이 그의 처우를 자피르에게 맡겼다는 얘기를 들을 때에도 그저 불쾌한 듯 눈썹만 두어 번 꿈틀거렸을 따름이었다. ‘제라가 다시 샤크메에게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은 있어. 감시는 필요하다고 봐. 하지만 그를 어떤 존재로 대할 건지, 어떻게 대할 건지는 자피르 네가 판단해도 좋다고 생각해.’ 자피르는 에반에게 받았던 편지를 곱씹으며 무심코 시선을 옮겼다. 난간에 기대어 오아시스 건너편을 응시하는 샤크메는 제법 평온해보였다. 무언가 하나 비어 있는 듯, 혹은 금이 간 듯 불안한 구석도 없잖아 있었지만. 잠시 고민하던 자피르가 입을 열었다. 샤크메의 금안이 그를 향했다. “불편한 점은 없으십니까?” “…하.” 수려한 눈썹이 꿈틀거렸다. 비웃음인지, 불쾌감인지 모를 감정이 거침없이 눈빛으로 내리꽂혔다. 자피르는 움츠러들지 않았다. 기선 제압은 애초부터 생각도 없었다. 샤크메가 한쪽 입꼬리를 삐뚤게 밀어올렸다. “새로운 사막의 지도자께서 친히 살펴주시는데 감히 불편을 논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습니까. 다행이군요.” 샤크메에게서 조소가 사라졌다. 상대에게 비아냥이 통하지 않는 걸 눈치채서일까. 어느 쪽이든 상관없었으므로 자피르는 마저 말을 이었다. “하지만 족쇄만큼은 당분간은 풀어드리기 어렵습니다. 한때 사막을 위협했던 죄인을 무방비하게 풀어놓을 순 없으니까요.” “…….” 샤크메는 침묵한 채였다. 그러나 그의 금안이 집요하게 저를 주시하고 있음을 자피르는 모르지 않았다. 타인의 눈빛에 주눅들 시기는 한참 지났지만, 상대는 카인의 형제이자 자신이 제일 버거워했던 적수였다. 자피르는 긴장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며 그 시선을 받아냈다. “…흥.” 먼저 고개를 돌린 건 샤크메였다. 묘하게 신경이 긁힌 듯한 표정이었으나 자피르는 안도의 한숨부터 몰래 내쉬었다. 역시 지도자의 품격이나 노련함은 몇 번의 경험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것이었다. 오아시스를 내려다보던 샤크메가 난간에 팔을 걸쳤다. 사슬에서 절그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는… 카인은, 뭘 하고 있지.” 어쩌면 제일 먼저 묻고 싶었을 말이었을 터다. 자피르는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았다. “그분을 뵙고 싶으십니까?” “그럴 리가.” 겨우 평온을 되찾았던 얼굴이 다시 일그러졌다. 자피르는 재차 질문했다. “그분이 와주시길 바랍니까?” 쾅. 난간 일부가 부러졌다. 세키레이넬에서도 손꼽히는 무사였단 이야기를 이렇게 경험하게 될 줄은 자피르도 금시초문이었다. 손끝에 묻은 돌가루를, 우습게도 우아하게 털며 샤크메가 눈에 날을 세웠다. “나를 가두고, 봉인하고, 최후엔 소멸시키려 했던 자다. 만나고 싶을 것 같나?” “…….” “그를 내 눈 앞에 데려와, 사지를 찢어서 내동댕이 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어디 해봐라.” 한숨이 나왔다. 생각보다 훨씬, 샤크메는 어린애였다. “그렇습니까.” 사내의 눈이 날선 고양이처럼 번뜩거렸다. 마음에 드는 대답이 아닌 모양이었다. 자피르는 본디 성정이 선하고 타인에게 물렀으므로 제 말을 상세히 풀어주었다. “카인님을 보실 준비가 아직 되지 않으셨다는 걸 알았다는 뜻이었습니다. 다음에 마음의 준비가 되거든 말씀해주십시오. 카인님도 그걸 바라실 겁니다.” “네놈 따위가 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 성 싶더냐.” 솔직하지 못한 것인지, 혹은 단순히 자피르의 트집을 잡고 싶은 것인지. 자피르는 그야말로 헤아리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이대로 대화를 포기하고 나가는 건 어떨까. 다분히 유혹적인 충동이었으나 자피르는 그러지 않기로 했다. 샤크메를 영영 안 볼 생각이라면 모를까, 다음이 있을 상황에서 그 선택지는 득될 것이 없었다. ‘나는 이 자를 어떻게 대하고 싶은 거지?’ 자피르는 문득 생각했다. 사막의 위협이 될 가능성을 품은 자. 카인의 아우이자 대적자. 자신이 책임져야 할 사막의 일원 중 하나. 그리고 자신과 닮았다는 말을 한없이 들었던 존재. 자피르는 샤크메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우습게도 어두운 머리색이나 눈색이 비슷한 것 같기도 했다. 하기사 엄밀히 말하면 그도 자신의 먼 친척이나 다름없으니, 비슷한 점이 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었다. “할 말이 없으면 이만 사라져라. 불쾌하군.” “…아. 죄송합니다.” 반사적으로 사과가 튀어나왔다. “상념에 빠져 무례를 범했습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하.” 이번엔 좀 더 알기 쉬웠다. 저를 상대하기 귀찮은 호아비스가 딱 같은 표정을 지었더랬다. 샤크메는 먼저 돌아서며 혀를 찼다. “물러터졌군. 말 한 마디 했다고 바로 사과라니. 지도자라면 예의를 차릴 자리와 뻔뻔하게 굴어야 할 때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 사소한 것조차 배우지 못했단 말이냐.” 그를 만난 이래 가장 긴 연설이었다. 자피르가 눈을 꿈뻑거렸다. “형님의 뒤를 이은 자라면 최소한 그 정도의 배짱은 있을 줄 알았는데. 역시 한참은 멀었다.” 샤크메는 여전히 그에게 등을 돌린 채였다. 돌연 피식 웃음이 나왔다. 차마 억누르기 힘든 소리였다.